

햇살사회복지회 우순덕 소장은 기지촌 할머니들을 '역사의 피해자'라며 말문을 열었다.
"일제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위안부의 비극적인 역사를 들춰보지 않더라도 정부가 미군을 상대로 한 기지촌 여성들의 성매매를 지원하고 산업화했다는 증거는 곳곳에 널려있다"며 "기지촌 할머니들은 위안부 할머니들과 마찬가지로, 미군위안부로 희생당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1970년대 당시 정부가 직접 기지촌정화위원회를 설립, 성병관리소를 만들어 기지촌 여성들을 관리했고, 동두천·의정부·평택 등 기지촌이 형성된 지역을 '관광특별구역'으로 지정하며 기지촌 여성들을 '산업역군', '민간외교관'으로 칭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기지촌 할머니들을 위한 정부와 경기도의 지원은 전무하다.
우 소장은 "경기도에 가장 많은 기지촌이 있었고, 아직도 기지촌 할머니들이 어려움 속에 살고 있다. 할머니들의 지원을 이야기 할때마다 법적 지원근거가 없다며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 소장은 기지촌 여성들의 실태조사 및 주거·생활안정에 필요한 지원을 요구하는 '경기도 기지촌 성매매여성 지원등을 위한 조례안' 제정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 '거역할 수 없는 포주'라는 이름으로 기지촌을 형성,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한편으로 강요했던 정부와 지자체가 이제라도 근본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도와 정부는 책임을 방관한 채 조례안의 진척은 보이지 않고 있다.
우 소장은 "주거안정과 생계에 대한 해결방안이 시급하다. 아직도 기지촌을 벗어나지 못한 채 쪽방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고, 기초생활수급으로 받는 지원비밖에 없어 힘겨운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가난하고 무지했기 때문에 희생당할 수밖에 없던 역사의 피해자들인데, 이제와서 우리 정부와 사회가 이를 외면한다면 우리가 일본을 비난할 명분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최재훈·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