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네벨스크시정 운영 박 블라디미르 시장
"지난 2007년 지진의 아픔을 딛고 이제는 새로운 도시를 만들려고 합니다."
사할린주 네벨스크시 박 블라디미르 시장의 일성이다.
네벨스크시는 사할린시에서 160㎞ 서쪽 남단에 위치해있으며, 자동차로 2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한적한 바다로 둘러싸여 전형적인 어촌 풍경을 연상케하며, 인구는 2만 여명이다. 고려인은 500여명.
박 시장은 9년전부터 시장직을 맡아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힘써왔다. 그러나 박 시장에게 큰 고난이 덮쳤다.
그가 시장을 처음 맡았을 때인 지난 2007년 8월 네벨스크시에 리히터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것. 당시 2천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3천200가구가 파손되는 등 도시가 모두 붕괴됐다. 7년이 지난 지금도 곳곳에는 당시 발생한 지진의 아픔이 남아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다시 일어섰다. 그는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했다. 그러나 고려인들과 시민들이 다시 도시를 세우는데 동참했고, 여러 나라에서 도움을 줘 서서히 도시 규모를 갖춰 나갔다"고 했다.
박 시장의 꿈은 네벨스크시를 스포츠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박 시장은 도시 한 가운데 인조잔디 축구장을 조성했다. 4~7일 이 곳에선 시민의 날 행사를 연다.
박 시장은 "변변한 축구 경기장이 없어 고생했는데, 올초 꿈의 축구장을 갖게 됐다"면서 "스포츠를 통해 시민들의 건강증진과 복지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언론/한국어 전파 새고려신문 배 빅토리아 사장
새고려신문은 1949년 6월1일 발간된 한국어 신문이다. 이 신문은 전 소련공산당의 결의에 의해 창단됐고, 처음에는 하바롭스크에서 발간된 뒤 이후에는 사할린주로 이전했다.
신문의 이름은 3차례 바뀌었다. 처음에는 '조선노동자'였고 1961년부터는 '레닌의 길로', 1991년부터는 '새고려신문'으로 개명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주간지인 새고려신문의 독자층은 고려인들이며, 초창기 7천부를 발행했으나 지금은 1천300부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새고려신문의 배 빅토리아 사장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는 "새고려신문이 힘겹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러시아 130여개 소수 민족 중 한글로 지면이 제작된 것은 우리 신문 밖에 없다"면서 "고려인들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해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고려신문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때 고려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해 애썼다.
배 사장은 "신문이 폐간되면 한국을 대변하고 알려줄 언론사가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어려울때마다 고려인들이 힘을 모아 도와주고 있다. 앞으로도 정성을 다해 한국에 대한 정보를 실어 고려인들의 눈과 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새고려신문은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 기념행사도 성황리에 가졌다. 지난 5월 창간 65주년 기념행사로 동북아청소년미술전시회를 개최했고, 7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작가로 활동중인 고려인 강 알렉산드르를 사할린으로 초대해 행사를 개최, 고려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
■경제/연어알 하나로 세계 제패 이명수 회장
사할린스크는 4면이 바다다. 이곳에선 크고 신선한 연어가 해마다 풍년을 이룬다. 이런 연어에서 알을 빼내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이가 있다. 장본인은 이명수 국제태권도연맹(ITF) 사할린주 태권도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01년부터 회장직을 맡아 태권도 후진양성에 기여해오고 있다. 물론 사업을 통해 얻어진 수익금을 출연해 태권도를 배우는 후배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사실 이 회장은 바로 형이면서 고인(故人)이 된 이태수 초대 회장이 쌓아놓은 길을 다져가고 있다. 고 이태수 회장은 1967년 사할린주 시내에 체육관을 짓고 태권도를 비롯 무도인들을 키웠다. 이태수 회장이 무도인들을 키우게 된 것은 당시 사회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태수 회장은 동생인 이명수 회장과 사업을 통해 연어 생산에 나섰고, 거기서 얻어진 수익금을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러시아의 소수 부족들은 이들 형제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고려인들의 위상이 높아진 계기가 됐다.
이명수 회장은 "돈이 없으면 힘을 쓸 수 없다. 형과 나는 이를 잘 알기에 부를 축적하는데 힘을 모았고, 이 것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놓았다"면서 "돈은 많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지금 쓸 것만 있으면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체육관을 리모델링 중에 있다"며 "이 곳을 태권도는 물론 복싱, 레슬링, 종합격투기(MMA), 합기도 등 무예학교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사할린주/신창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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