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45개국 선수단이 묵을 선수촌이 공식 개장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는 지난 12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아시아드선수촌 국기광장에서 개촌식을 열고 시설을 공개했다.

구월보금자리주택을 사용하는 선수촌은 아파트 22개 동에 2천220실을 갖춰 최대 1만4천5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식당, 선수서비스센터, 의료센터, 피트니스센터, 세탁소 등 곳곳에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중국, 일본, 쿠웨이트, 홍콩, 인도네시아 등 참가국 선수단 일부는 일찌감치 선수촌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공식 개장 하루 전날인 11일 입촌한 북한 선수단은 숙소 창 밖에 인공기 여러 개를 내걸어 개촌식 내외빈 참석자와 취재진들의 관심을 끌었다.

입촌하는 날 북한 선수단과 임원들은 무리를 지어 이동하고,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도 일절 침묵하는 등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개촌식 날에는 길거리에서 인사를 건네면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응대할 만큼 한결 밝은 분위기를 보였다.

북한 선수단 숙소 인근에 위치한 선수서비스센터는 전동마사지실, 당구장, 인터넷실, 이·미용실, 탁구장, 스크린 사격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안내 데스크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으로 소개된 인천 관광 안내도 등이 배치됐다.

이·미용실 자원봉사자 김윤배(52·남동구 간석동)씨는 "우리 인천에서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가 열리는 만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주변 분들과 뜻을 모아 재능기부에 나서게 됐다"며 성공적 대회 개최를 기원했다.

하지만 선수서비스센터의 경우, 선수와 임원만 해도 1만여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공간이 다소 협소하고 시설도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보였다. 선수들이 밴드 연주를 하며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에는 정작 악기가 몇 개 되지 않거나 방음 시설이 없기도 했다.

개촌식을 맞아 시식 행사를 가진 선수촌 식당은 점심식사를 하러 오는 각국 선수단을 맞이하기 위해 다양한 메뉴를 갖춰 놓고 있었다.

24시간 운영되는 식당은 동시에 3천500명 이상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규모로, 끼니마다 1만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의 요리가 준비된다.

조리사만 450명에 이른다. 빵과 치즈 등 서양식 식단을 비롯해 각국 선수들의 입맛을 고려해 80종 이상의 요리가 준비돼 있다. 특히 이슬람 국가 선수들을 위한 할랄 음식도 따로 마련된다.

개촌식 날, 북한 선수와 임원들이 식당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등 북한 선수단에 대한 국내외 취재진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