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체조에서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온 중국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B팀(대표팀 2진)을 보내기로 한 것으로 확인돼 한국의 메달 전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은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자국에서 열리는 난닝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 주력하기 위해 이달 21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종목에 A팀(대표팀 1진)이 아닌 B팀을 파견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기계체조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중국은 이 종목에 걸린 175개의 금메달 가운데 무려 123개를 독식했다.

아울러 일본의 '체조 황제' 우치무라 고헤이 역시 난닝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아시안게임에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치무라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다.

중국이 B팀을 보내고 일본의 에이스인 우치무라가 빠지면서 한국 기계체조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인천 아시안게임 남녀 기계체조에는 총 1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소정호 대한체조협회 사무국장은 "우리나라는 A팀과 B팀의 기량 차이가 뚜렷한데 반해 중국과 일본은 선수층이 두꺼워 A팀과 B팀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이름값이 있는 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한국 선수들이 좋은 위치에서 출발하게 됐다"고 반겼다.

그는 "체조는 멘탈적인 요소가 강하다. 한국 선수들이 더욱 자신감을 갖고 경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B팀에서는 노장 주카이가 기계체조 대표팀을 이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3관왕인 주카이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2011년 대표팀으로 복귀한 주카이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2관왕(단체·마루)에 오르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국에 주카이가 있다면 한국에는 양학선이 있다.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올림픽, 2013년 카잔유니버시아드, 2013년 앤트워프세계선수권까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도마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명실상부한 '도마의 신'이다.

양학선의 경쟁자로는 북한의 리세광이 꼽힌다. 양학선이 등장하기 전까지 도마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켜온 리세광은 양학선과 마찬가지로 도마에서 가장 높은 난도인 6.4 기술을 두 개나 구사한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 세계선수권대회에 주력하는 틈을 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노려볼 참이다.

양학선 외에도 신동현(포스코건설), 박민수(한양대), 김희훈(인천시청), 박어진(경희대)도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노린다. 박민수는 철봉과 평행봉 이외에도 종목을 가리지 않고 고른 기량을 갖춰 개인종합 메달까지 바라본다.

소 사무국장은 "신동현, 박민수, 김희훈 등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리듬체조 역시 세계선수권대회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는 10월 1일부터 2일까지 진행되는데, 세계선수권대회가 그에 앞서 이달 22일부터 28일까지 터키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아시아권에서 가장 높은 세계 랭킹(공동 5위)을 자랑하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소화하자마자 인천으로 건너올 예정이지만 일부 선수는 빡빡한 일정을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손연재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덩썬웨는 중국의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대표팀 최종 명단 4명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