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태안 '마도 1호선' 수중 발굴조사에서 출수된 대나무 소반(小盤) 2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완료하고 그 성과를 공개한다. 사진은 대나무 소반 보존처리 전(위)과 후 모습.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태안 '마도 1호선' 수중 발굴조사에서 출수된 대나무 소반(小盤) 2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완료하고 그 성과를 공개한다. 
 
이 대나무 소반은 처음으로 발견된 고려 시대의 대나무 공예품이다.
 
'마도 1호선'은 지난 2009년 태안 해역에서 발굴된 고선박으로, 고려 시대 전남 지역의 수령현(遂寧縣:현 장흥), 죽산현(竹山縣:현 해남), 회진현(會津縣:현 나주) 등지에서 거둔 곡물(벼, 밀, 조, 피)과 생활용품을 개경으로 운반하다가 난파된 배다. 
 
마도 1호선은 같이 발견된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과 죽찰(竹札:글을 적은 대나무조각)을 통해 고려 희종 4년(1208) 침몰한 배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 배에서는 대나무 소반 9점, 대나무 바구니, 대나무빗 등 다양한 대나무 공예품이 발견됐고 이 중 대나무 소반 2점의 보존처리가 이번에 완료됐다.
 
이번에 보존처리된 대나무 소반은 수중에 매몰되면서 손상되고, 미생물에 의해 목질이 썩어 취약한 상태였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팀은 국내외에서 연구 사례가 거의 없는 수침(水浸:물을 함유한) 대나무의 특성과 보존처리 방법에 대한 연구를 2년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수용성 PEG(Polyethylene glycol:산화에틸렌을 중합하여 얻는 고분자 화합물로 수침 목재의 보존처리에 널리 사용되는 약품)에 함침(含浸:가스 상태나 액체로 된 물질을 물체 안에 침투하게 해 그 물체의 특성을 사용 목적에 따라 개선하는 작업) 후 진공동결건조법으로 보존처리하는 것이 수침 대나무의 형태유지 효과가 높았고 유물의 색상 변화가 가장 적었다. 
 
따라서 보존처리팀은 PEG를 40%(1점)와 70%(1점)까지 유물에 침투시켜 안정화한 후 진공동결건조법을 적용, 지난 2012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보존처리했다. 
 
보존처리가 완료된 대나무 소반의 크기는 가로 34.5㎝, 세로 26.8㎝, 잔존 높이 10.3㎝(추정 높이 12㎝)다.
 
'진공동결건조법'은 수침상태의 목재유물을 물의 삼중점 이하로 압력을 낮춰 목재가 함유한 수분을 고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로 승화시켜 건조하는 방법으로, 건조과정 중 유물의 변형이 적고 처리 후 목재의 색과 질감이 유지돼 소형 수침 목재의 보존처리에 이용되고 있다.
 
소반(小盤)은 다과, 차, 술을 먹기 위해 식기를 받치는 작은 상으로, 지금까지 고려 시대 대나무로 만들어진 것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 
 
마도 1호선의 운행구간으로 보아 이 대나무 소반은 전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대나무를 사용,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대나무 소반의 보존처리를 통해 고려 시대 대나무 소반의 원형을 제시, 소반 등 고려 시대 공예품 연구의 귀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중 발굴조사뿐만 아니라 유물의 안전한 보존처리와 연구에 최선을 다해왔다. 
 
아울러 수침 대나무의 특성에 대한 연구 성과를 널리 인정받아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목재보존학회로부터 지난 2012년 젊은과학자상(Ron Cockcroft Award)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대나무 소반 보존처리는 해양출수 유물의 특성 연구와 보존처리를 완료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고려시대 난파선(마도 1·2·3호선)에서 출수된 죽찰, 대나무 바구니 등의 보존처리를 연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세종·대전/박희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