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긴 이하성(20·수원시청)은 한국 우슈에 '깜짝 등장'한 새로운 스타다.
9살 때 우슈를 시작한 이하성은 한때 '우슈 신동'으로 불리며 대중적으로 알려졌으나, 선수로서 실제로 눈에 띄는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학생 때에는 전국체전에서 고등부 1위를 휩쓸면서 한 차례 청소년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으나 골반뼈 부상 탓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일반부에 올라와서는 지난해 전국체전 장권전능에서 곤술 5위, 도술 6위, 장권 4위, 종합 5위에 오르며 중상위권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는 태극마크를 달 후보로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낸 조승재를 비롯해 국내 무대에서도 이하성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듣는 선배들이 많았다.
그러나 정작 대표선발전에서 경쟁자들이 다치거나 도구가 망가지는 등 불운을 겪는 사이 이하성이 태극마크의 주인공이 됐다.
성인 무대에서는 처음 단 태극마크였다.
이하성 본인도 "기대하지 않았던 기회"라며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성적을 내겠다는 생각보다 우선 대표로 뽑히자는 생각이 더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하성은 자신에게 처음 우슈를 가르쳐 준 스승인 박찬대 현 대표팀 투로 코치와 함께 이를 악물고 맹훈련에 돌입했다.
3개월 사이에 약점으로 꼽히던 힘과 체력 등을 끌어올리면서 주변의 우려를 기대로 바꿨다.
한국 선수단에는 첫 금메달을, 한국 우슈에는 12년 만에 정상 정복의 기쁨까지 안겼다.
한국 우슈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양승찬이 태극권 금메달을 차지한 이후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노 골드에 그쳤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