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공식 예매처 홈페이지에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5개 언어권이 이용할 수 있게 돼 있었다.
하지만 결제 정보에 주민등록번호(ID NO.) 뒷자리를 입력하도록 해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은 사실상 예매가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결국 외국어 서비스를 구축해놓고도 외국인들은 아시안게임 경기 입장권 예매가 불가능하다.
인터넷 웹페이지 예매도 외국인이 사용하기 힘들긴 마찬가지다.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지만 결제 과정에서 외국어 안내 서비스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외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카드로 결제가 불가능한 것도 문제다.
일본의 유도선수 아키모토히로유키(남자 73kg이하급)의 친형 아키모토슈헤이(30)씨는 동생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일본에서 온라인 예매를 하려 했으나 카드 문제로 실패했다.
이후 한국 지인을 통해 조직위에 문의해 현장발권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 후 한국에 왔다. 그러나 21일 도원실내체육관경기장 입장권 3천500장은 오후 1시20분에 모두 매진돼 입장하지 못했다.
같은 날 도원경기장을 찾은 타밀란 율다쉽(30·카자흐스탄)씨 역시 온라인 예매 사이트는 접근이 어려워 예매를 하지 못해 현장에 왔지만 표가 매진, 경기를 보지 못했다. 타밀란씨는 "아시안게임이 한국인만을 위한 것도 아닌데 외국인이 예매하기 힘들게 해놔 기분이 나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티켓 판매를 대행업체에 맡겼다. 그러나 이 업체는 온라인, 전화, 이메일로만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데다 판매 접수 직원 10명중 절반은 영어담당이고, 나머지는 중국 전담이었다.
일본과 중동, 동남아지역 외국인들은 전화·이메일 예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온라인 예매 사이트는 기본적인 티켓 정보를 주기 위한 것일 뿐 실제 판매할 목적은 없었다"며 "해외 예매는 대행사가 담당하고 있어 잘 모른다"고 말했다.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