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이 대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잠적한 외국 선수가 이번 대회 처음으로 나왔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도 16명의 무단이탈 선수가 나온 전례가 있어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5일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네팔 세팍타크로 선수 A(18)씨가 지난 24일 오전 2시 30분께 선수촌을 나간 뒤 지금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A씨를 포함한 네팔 세팍타크로선수단은 이날 오전 11시 비행기를 타고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경찰과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선수촌 내 폐쇄회로(CC) TV를 통해 A씨가 이날 새벽 2시27분 검은색 양복을 입고 선수촌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후 행적은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자신의 전화 유심(U-SIM)칩을 갈아 끼운 것으로 파악됐지만 휴대전화 자체가 네팔에서 산 것이라 위치추적 등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측은 A씨가 취업 등을 목적으로 잠적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A씨의 비자 만료일이 다음달 19일까지로 돼 있어 법적으로 불법체류자 신분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A씨가 비자 기한 안에 붙잡히면 즉시 출국이 권고되고 기한을 넘기면 불법 체류자 신분이 돼 우리나라에서 추방된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경제 약소국들이 많이 참여하는 대회 특성상, 대회 종반부로 가면 무단 이탈하는 선수가 더 있을 것으로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경찰 측은 내다봤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전에 이런 경우를 대비한 유관기관 회의도 열었다"며 "아시안게임 선수단과 관련한 출입국 관리에 더욱 신경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