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북한의 체육 정책이관심을 끈다.

북한 메달리스트들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이번 대회에서 선전하는 비결에 대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배려와 사랑' 때문이라는 표현을 상투적으로 쓴다.

북한 역도팀의 최농균 코치가 지난 28일 북한 선수들이 용상에 강한 것 같다는 질문에 "조선 민족은 하체 힘이 좀 세다"는 색다른 말을 했지만, 속 시원한 답변은 아니었다.

그러나 북한의 체육 현실을 살펴보면 국가적 투자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

특히 내각의 성(정부 부처)과 중앙기관이 종목을 나눠서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월 "조선의 성, 중앙기관들에서 체육후원 사업을 잘해나가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 외교부에 해당하는 외무성은 농구 종목을 후원하고 대성은행은 송구(핸드볼) 선수들에게 훈련 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외무성은 전 미국프로농구(NBA)의 '악동' 데니스 로드먼의 북한 방문을 성사시켰다.

앞서 중앙통신은 작년 10월 건설건재공업성(마라톤), 조선민족보험총회사(탁구), 인민봉사총국(역도)이 체육 종목의 후원을 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성과 중앙기관은 맡은 종목의 국내외 대회에서 성과를 내려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이런 흐름은 김정은 체제 들어 심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에서 기업인이나 정치인이 체육단체장을 맡아 종목을 지원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또 북한 고위간부들은 각 체육단체에 소속돼 해당 종목의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예컨대 이번에 인천에 온 손광호 조선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선축구협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손광호 부위원장은 김영훈 체육상 겸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수차례 북한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

김정은 체제 들어 출범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당, 군, 내각의 고위간부들고 구성돼 있다.

북한의 군과 내각 등의 기관은 다양한 체육단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군 소속의 4·25체육단이 가장 유명한 체육단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김은국(역도)이 여기에 소속돼 있다.

또 다른 금메달리스트 김은주(역도), 김은향(기계체조)은 내각 철도성이 운영하는 기관차체육단에서 활약하고 있고 홍은정(기계체조)은 평양시체육단에 소속돼 있다.

북한은 각종 정치적 기념일을 계기로 전국 규모의 체육대회를 자주 열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꾀한다.

매년 5월 보천보횃불상체육경기대회를 시작으로 선군봉화상체육경기대회, 전승컵체육경기대회가 이어지고 9월에는 정부 수립기념일(9월9일)을 기념한 공화국선수권대회가 펼쳐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