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태권도 열풍 밑거름
亞선수권 3위 손다빈 선수 등
국가대표 3명 출격준비 완료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인도차이나 반도 동남쪽 국가 캄보디아에서는 현재 태권도 열풍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는 태권도 여자 73㎏급의 손 다빈(Sorn Davin·22) 선수가 있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 개회식에서 캄보디아 기수를 맡으며 유명세를 탔다. 키 180㎝에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다빈 선수는 한국으로 치면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캄보디아 태권도 요정'이다.
물론 캄보디아 국민들이 손 다빈 선수의 외모에만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18세의 어린 나이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8강에 진출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 올해 아시아 태권도 선수권대회 3위 등의 성적을 거둔 실력파다.
2011년 자카르타 동남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는 경기 도중 왼쪽 새끼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캄보디아 국민들은 손 다빈 선수의 부상 투혼에 감동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는 손 다빈 선수의 여동생 손 세브메이(Sorn Seavmey·19)도 태권도 여자 67㎏급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는 동생이 캄보디아 선수단의 기수였다. 손 세브메이 선수는 "가장 큰 캄보디아 깃발을 들고 입장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크다"며 "존경하는 언니를 따라서 꼭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태권도 열풍의 숨은 주역은 두 자매를 가르쳐 온 최용석(47) 캄보디아 태권도팀 감독이다. 최용석 감독은 1996년 캄보디아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태권도 사범으로 파견된 것을 계기로 현재까지 캄보디아 태권도계를 이끌고 있다.
최 감독은 "두 자매는 캄보디아에선 보기 드물게 큰 신장과 강한 힘, 유연성, 운동신경까지 타고났다"며 "태권도의 저변 확대에 치중해 왔지만 손 다빈과 손 세브메이 자매를 발굴한 뒤로 캄보디아 태권도의 세계 무대 진출이라는 꿈이 생겼다"고 했다.
캄보디아 태권도팀은 실전에서 점수를 매기는 '전자 호구 시스템'도 갖추지 못하는 등 열악한 환경속에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인천시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캄보디아 태권도팀을 인천 전지훈련에 초청하고, 여러 운동 장비를 지원했다. 이들은 인천 이외에 전지훈련을 나가본 적이 없다.
이같은 지원에 힘입은 손 다빈 선수를 비롯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캄보디아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3명은 자신감으로 가득 찬 표정이다.
캄보디아 태권도 선수들의 실력은 다음 달 2일과 3일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 다빈 선수는 "캄보디아에는 동일한 체급의 훈련 파트너가 없었지만, 태권도 종주국에서 만난 훈련 파트너(인천시청팀) 덕분에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하는 건 오로지 금메달"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