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올림픽위원회 스티브 혼티베로스 사무총장(이하 필리핀)은 40년 넘게 NOC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알 사바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장의 권유로 현재는 아시아핸드볼협회 회장도 겸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앞서 세계볼링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무보수로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그는 과거 언론에 몸담은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몽골 올림픽위원회 죽데르 오트곤트사간 사무총장(이하 몽골)도 자국 체육계에 오랜 기간 몸담으며 세계 각국에서 치러지는 대회를 지켜봐왔다.
그는 몽골 스포츠신문사에서도 일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몽골이 아시안게임 메달 기록을 깨면서 선수들이 흥분된 상태라고 전했다. 언론에 대한 관심이 큰 그는 경인일보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해왔다.
그는 인천과도 인연이 깊다. 명예 인천시민증을 받기도 했고, 100번 이상 인천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강화도를 인천 최고 명소로 꼽았다. 이날 오찬 간담회는 경인일보 AG 취재단의 이영재 사회문체부장과 홍현기 기자가 약 2시간 동안 진행했다.
■ 아시안게임에 대해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하나.
필리핀 = 한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모두 다 참가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다. (다른 대회와 비교해) 이번 대회에서 어려웠던 점은 경기장을 이동하는 것이었다.
한번은 볼링경기장에 갔다가 우슈경기장에 가야 했는데 2시간 가까이 걸렸다. 게임을 보는 시간보다 차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임원으로서 대회 개막식부터 각 경기를 보고 있는데 이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몽골 =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이동하는 것도 큰 문제가 없다. 이번 대회에 10년 이상 몽골에서 산 사람을 어시스턴트로 지원해줬다. 이번 대회 몽골에서는 400명이 참가했는데 큰 문제가 없다.
■ 아시안게임의 상징인 성화가 꺼지는 등 대회 운영 중 많은 문제도 있었다. 국내언론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앞 다퉈 부정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데.
몽골 = 모든 대회에서 이와 같은 일은 일어난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100% 완벽한 대회는 없다. 폭발과 같은 심각한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OCA룰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문제다.
일본의 한 선수는 한국 기자의 카메라를 훔쳤다. 이란 선수단 관계자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를 성추행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모든 사람이 책임감을 갖고 OCA룰을 따라야 한다.
필리핀 = 대회가 100% 완벽할 수는 없다. 올림픽에서도 실수가 있다. 서로 돕고 규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필리핀의 경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3년간 거주기간이 필요하다는 규정 때문에 이번 대회 한 농구선수가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OCA룰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불평할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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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몽골선수단을 도와주는 봉사자 전체 8명 가운데 3~4명은 실제 몽골에서 살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두 훌륭한 몽골어를 구사한다. 한 여성은 5년 동안 몽골 교외지역에서 살았던 사람이다.
이 분은 심지어 얼굴까지 몽골 사람과 똑같다. 몽골 서포터스의 경우도 아시안게임 개최 전에 몽골에 왔다. 이들 25명은 몽골 시민들과 축구경기를 하고 공과 운동화를 지원하고 갔다. 몽골 사람들과 파티를 하고 친구가 되기도 했다.
■ 북한이 이번 대회에 참여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나.
필리핀 = 스포츠에 있어서 남한과 북한은 같다. 이번 대회에서 서로 미워하고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스포츠에는 정치와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서로 화합할 수 있었다고 본다.
몽골 =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 북한과 남한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함께 입장하는 모습을 봤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 북한과 남한이 이번 대회 스포츠 영역에서는 서로 친구가 되는 모습을 봤다.
유도, 레슬링 등 경기를 보니 누가 이기든 상관없이 이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한반도 통일에 있어서 큰 공헌을 할 것 같다.
■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좋았던 점과 가장 나빴던 점은 무엇인가.
필리핀 = 가장 좋았던 것은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이들이 없으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다. 숙소 밖을 나가 어디를 가고 싶어도 자원봉사자가 없으면 위치를 알 수가 없다.
경기장이 어디가 가까운 지에 대해 물어도 자원봉사자들이 잘 안내를 해줬다. 가장 나빴던 점은 판정이다. 파키스탄과 북한의 복싱 경기를 봤는데 누가 봐도 북한이 이긴 상황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파키스탄이 이겼다고 판정을 내렸다. 이 같은 오심이 문제였다.
몽골 = 좋았던 점은 경기장이다. 몽골에 한국과 같은 이런 경기장이 없다보니 부러운 점이 많았다. 몽골에도 한국과 같은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른바 '렌털(rental) 아시안게임'을 열고 싶기도 하다.(웃음)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을 함께 개최하지 않았나.
몽골과 인천에 있는 경기장을 활용해 아시안게임을 함께 개최하는 것이다. 가장 나빴던 것은 마찬가지로 오심이다. 실력과 상관없이 판단하는 게 아쉽다.
■ 인천시가 비전2014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약소국에 지원을 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나.
몽골 =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 대회가 2~3일 정도 남은 것 같은데 우리가 선전하고 있다. 몽골의 인구는 300만명밖에 되지 않는데 중국, 한국, 일본 등 인구가 많은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는 비전 프로그램의 혜택이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8차례 혜택을 받았는데 역도, 유도, 레슬링, 복싱 등의 훈련과 장비를 지원받았다. 차기 개최지인 인도네시아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길 바란다.
필리핀 = 우리는 이번 대회 큰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은메달 2, 동메달 2개인데 아쉬움이 크다.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