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이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선수촌장직에서 1일 물러났다. 현 감독은 이날 0시 50분께 혈중 알코올농도 0.201%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연합뉴스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현정화 선수촌장의 음주운전 사고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선수촌장을 맡은 현정화(45·여)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은 이날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됐다.

현 감독은 조직위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조직위는 후임 선수촌장을 물색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대회 개막이 불과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어서 선수촌장의 갑작스러운 교체가 선수촌의 원활한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대회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현 감독이 선수촌장에 위촉됐을 때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북한의 리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과의 재회 가능성 때문이었다.

현 감독과 리 서기장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우승을 일궜고 당시의 감동 스토리는 영화 '코리아'로 제작되기도 했다.

▲ 30일 인천대공원에 설치된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공식 마스코트 '저노피'(왼쪽)와 '드노피' 대회 조직위는 대회 홍보를 위해 인천 5개 공원에 마스코트 조형물을 설치했다. 장애인아시안게임은 42개국 선수단·임원 6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10월 18∼24일 인천에서 열린다.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
남북 분단의 현실 앞에서 20여 년 전 눈물의 이별을 했던 현 감독과 리 서기장의 재회 가능성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조직위 역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대한 국민 관심을 끌어올릴 만한 주요한 카드를 잃게 됐다.

조직위는 지난 3월에도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조직위 사무총장이던 A(60)씨는 인천시 공무원 시절 건설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대회 준비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던 사무총장이 금품 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조직위는 큰 혼란에 빠졌다.

A씨는 결국 사직서를 낸 뒤 자리에서 물러났고 후임으로 지난 5월 서정규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조직위는 "현 감독의 이번 사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회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후임 선수촌장을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은 10월 18∼24일 인천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