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인천 선학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핸드볼에는 그동안 '우생순'이라는 이름이 항상 쫓아다녔다. 하지만 우울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꼭 금메달을 따내 우생순 신화를 만들겠다."

임영철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출사표를 이 같이 밝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여자 핸드볼은 런던올림픽에서도 4강에 진출했지만 노르웨이와 스페인에 잇따라 져 4위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핸드볼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줄곧 정상을 지켰지만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에게 1점차로 석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선수들은 "언니들이 쌓아놓은 기록을 이어가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여자 핸드볼 팀 주장 우선희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패배한 아픔을 지금까지 가슴에 기억하고 있다"며 "일본을 이기고 금메달까지 따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1일 인천 선학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서 일본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확정했다. 경기 직후 열린 시상식 도중 대표팀 맏언니 우선희가 임영철 감독에게 자신의 메달을 직접 달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그 동안 우생순 여자 핸드볼을 이끌었던 임영철 감독이 전임지도자로 나서며 명예회복에 나선 대표팀은 1일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에서 일본을 29―19로 누르고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임 감독이 목표했던 금메달을 따는 '우생순' 신화가 쓰여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는 인천시청 소속 선수들이 승리를 이끌었다. 류은희가 한국 선수 중 최다인 8점을 넣어 승리에 기여했고, 대표팀 에이스 김온아가 런던올림픽 부상을 털어내고 5점을 넣으며 공격에 힘을 더했다. 최고참 송미영(인천시청)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선방을 보여줬고, 김선화(인천시청)와 원선필(인천시청)도 후반에 투입되면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경기 후 임영철 감독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아쉬웠던 점이 이번 대회에서 코치들과 선수들이 응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며 "앞으로 리우 올림픽까지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동생 김선화와 함께 금메달을 따낸 김온아는 "처음 동생이랑 대표팀이 됐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동생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며 "4년 전 광저우에서 당했던 패배가 어느 정도는 상쇄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