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朴婉緖, 1931~2011)의 자전적 연작소설 '엄마의 말뚝'은 한 가족이 한국전쟁과 분단으로 겪어야 했던 아픔을 이야기한다.
엄마의 말뚝은 모두 세 편으로 돼 있다. '엄마의 말뚝1'은 남편을 여읜 어머니가 오누이와 함께 서울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자녀 교육을 위해 악착같이 살아온 어머니의 이야기다.
'엄마의 말뚝2'는 한국전쟁과 오빠의 죽음을 다룬다. 전쟁은 오빠의 목숨을 앗아갔다. 어머니는 고향 땅 개풍이 보이는 강화군 양사면 바닷가에서 아들의 유해를 뿌린다. '엄마의 말뚝2'는 박완서에게 이상문학상을 안겨 주기도 했다. '엄마의 말뚝3'은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얘기다.
소설 속 오빠의 죽음은 단지 한 가정만의 아픔이 아니다. 민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으로 인해 겪는 수많은 사람의 고통을 이야기한다.
당시 북쪽 고향을 떠나 남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죽기 전에 딱 한 번만이라도 고향 땅을 가 보고 싶다는 것, 가족의 생사 여부나 알 수 있게 서신 교환만이라도 자유롭게 해 달라는 게 실향민들의 마지막 바람이다.
인천에는 이북 출신 실향민들이 많다. 특히 강화도와 교동도는 지리적 요인 때문에 1·4후퇴 때 바닷길로 피란 온 황해도 출신 실향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고향과 가까운 인천에 잠시 머물 생각이었는데, 눌러살게 된 것이다.
실향민 1세대 대부분은 고향 갈 날만 기다리다 세상을 떠났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또는 홀로 피란 내려온 1.5세대는 어느덧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다.
/목동훈기자
[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우리가 겪어야 했던… 전쟁과 분단의 고통
입력 2014-10-0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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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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