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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북한에 승리해 금메달을 딴 한국 대표팀이 경기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금메달 골'의 주인공이 된 임창우(대전)는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과의 결승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얼떨떨하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임창우는 경기가 승부차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연장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운 좋게도 제 앞으로 공이 왔는데, 슈팅을 할 때는 발등에 느낌도 없었다"고 돌아보며 웃었다.
이어 임창우는 대표팀 내 유일한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선수로서 "제가 못하면 챌린지의 격을 낮추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했다"며 책임감도 보였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골과 마지막 골을 장식하고 수비에서도 무실점 우승에 힘을 보탠 그는 "A 대표팀에 감독님이 새로 오셔서 이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한다는데, 저도 한 번 욕심을 내보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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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북한을 상대로 연장 결승골을 넣은 임창우가 팀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한 김승규(울산)는 취재진 앞에서 금메달을 만지작거리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되풀이하며 "같이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김)신욱이 형과 (박)주호 형에게 특히 고맙다"고 말했다.
셋이 평소에 조깅을 함께 하며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귀띔한 그는 "신욱이 형은 중간에 부상을 당해 쉬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많이 기도해주고 밖에서 몸도 같이 풀었다. 주호 형도 그라운드에서 진짜 열심히 뛰었다"며 아낌없이 칭찬했다.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김신욱, 박주호와 함께한 김승규는 "우리 셋과 (김)진수에게는 아픔의 월드컵이었지만,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한층 성숙해진 면모를 드러냈다.
독일에서 날아와 값진 금메달을 수확한 박주호(마인츠) 역시 "아직 잘 모르겠다. 시간이 멈춘 것 같다. 멍하고 좋다"며 감격스런 마음을 표현했다.
올해 27세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내년에 유럽 생활을 멈추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려 했던 그는 "독일에서 출국할 때 소속팀의 모든 스태프가 응원해줬는데 잘돼서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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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신욱, 박주호, 임창우 등 대표선수들이 메달을 보여주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는 "부족한 저를 와일드카드로 뽑아주셨는데, 힘을 못 보태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면서 "후배들이 저의 조언을 잘 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그라운드에서 여전히 다리가 불편한 모습을 보인 그는 "오늘은 다리가 아팠지만, 공중볼 다툼 등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었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활약한 김영욱(전남)은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에서 북한에 진 경험이 있어서인지 정신무장이 더 잘 됐다. 또 최근에는 16세 이하 대표 동생들과 여자 대표팀이 모두 북한에 져서 동기부여가 더 컸다"며 정신적 원동력을 설명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부담감이 너무 커 몸 관리를 열심히 하고 음식도 조절했다"면서 "이제 라면을 먹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홀가분하게 경기장을 떠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