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에서 '국통' 글자가 새겨진 비편이 출토됐다.
신라시대 불교계 최고 승려를 지칭하는 '국통'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 조각이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절터에서 발견됐다.
지난 6일 조계종 산하 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불교문화재연구소는 흥전리사지 구역을 지난 8월 18일 이후 시굴조사한 결과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고려시대까지 번성했음을 보여주는 각종 건물터를 확인하고 유물을 다수 수습했다고 밝혔다.
흥전리 절터에서 발견된 '국통'을 위해 세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 받침돌인 귀부는 이번 시굴조사에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현재 위치가 원래 자리는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다른 수습 유물 중에는 꽃무늬를 선으로 새긴 청동제 장식, 당초문·연화문 등을 새긴 암·수막새, 일반건물에서는 보기 힘든 귀면와와 곱새기와 등의 특수기와가 있는가 하면 다리가 세 개이면서 자루가 긴 철제 솥인 초두와 철제 항아리인 철호 등이 있다.
조사단은 흥전리 사찰은 아직 명칭을 찾지는 못했지만 통일신라시대에는 국통이 머물렀으며 각종화려한 기와로 치장한 건물이 대규모로 들어설 정도로 위세를 과시했을 것으로 짐작했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2013년 이래 1차 5개년 계획으로 시행 중인 '전국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사업'의 하나로 절터에 석재가 나뒹구는 삼층석탑 복원과 사역 확인을 위해 실시됐다.
이번 시굴조사를 통해 동편에서 5개 이상의 건물터가 새로 확인됐고 중심 사역을 이루는 서원에서는 좌우에 건물이 연이어 붙은 금당과 큰 돌을 5단 이상 채워 넣은 깊이 1.7m 정도의 방형 탑지가 확인돼 이 절은 탑 하나를 중심으로 금당과 그 좌우에 부속 건물들을 거느린 구조임이 드러났다.
또한 출토 기와는 통일신라시대 선 무늬 계통과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어골문과 격자문 계통이 고루 보이는 점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번영하다가 고려시대에 폐기된 산지가람이었을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했다.
한편 조사단은 이번 조사 결과 2003년 도면을 통해 높이 356cm로 추정한 이곳 석탑의 정확한 위치와 구조를 밝혀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