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여교사 강한 열망 현실로
전쟁 시달린 아이들에 희망의 등불

경인일보·국제구호개발단체 손잡고
미얀마·라오스·몽골등으로 확대 포부
14일 용인 강남대서 모금발대식 열어


"희망의 도서관을 짓다"라고….

'희망'의 시(詩)를 읊었다. 짓기로 마음을 먹은 순간 벌써 도서관은 지어지기 시작했다.

'희망의 도서관'을 짓는 일에,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구겨진 돈을 주머니에서 꺼내 보태고, 자신들이 만든 물건을 기탁하고, 동양화를 그리는 사람은 그림으로, 한복 디자이너는 옷을 짓고, 사진가는 사진 등으로 재능기부하겠다고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을 때.

'캄보디아 희망의 도서관'은 이내 그 화려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현대문명의 총아로 불리는 3D프린터에 '꿈'을 입력, 프린트 아웃을 실행명령하자마자 실제와 동일한 형상과 기능을 구비한 물건들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도서관 건립이 시작된 것이다. 한 치도 어김없이….

#'기적을 꿈꾸는 한 여인의 소망'

'희망의 도서관'은 캄보디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인 캄보디아 프레아 비헤아르주에서 수천년을 살아온 소수민족인 '꾸이족' 마을의 한 학교 여교사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제3세계로 불리는 캄보디아, 그들만의 땅에 발을 딛고 서서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희망이란 새를 가슴에 품기 시작한 것도 그녀와 첫만남이 이뤄지고 난 이후부터다.

그녀는 먹을 것이나 돈 같은 걸 달라고 하지 않았다. 단지 꾸이족 등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필요한 힘,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읽을 책과 공간, 즉 도서관을 지어 달라고 피력했을 뿐이다.

그녀는 '도서관이 희망'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또 "우리 아이들이 읽을 책과 공간이 없다. 책과 건물을 지원해 달라"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꿈꿀 수 있는 터전인 도서관을 만들어 달라"고 간절히 기원했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문맹으로 인한 무지로, 치명적인 질병에 고스란히 노출되거나 오염된 물을 먹고 숨지지 않게 해 달라고….

끝내 우리 민족이 이대로 속수무책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게 해 달라"고 그녀는 수없이 하늘을 향해 빌었는지도 모른다.

캄보디아의 학교에선 음악과 체육, 미술 등 예체능 교육을 하지 않는다. 오염된 물을 마시고, 무지로 인해 질병 등에 몸을 그대로 노출시킬 정도로 기본적인 보건교육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꾸이족이 수천년을 지켜온 삶의 양식이,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수도 없이 겪어온 전쟁속에서 지켜온 꾸이족의 언어도, 노래도, 놀이도, 더 나아가 그들의 DNA도 지구상에서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빈곤한 캄보디아 전역에서 꾸이족이 직면한 문제는 단 한 명의 국민도, 민족도 예외없이 동일하다.

▲ 캄보디아 치엔묵 초등학교 쏘콤 부교장이 아이들이 읽을 책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는 모습(아래)과 또 다른 학교의 전경(위).
#'희망의 도서관 모금 발대식'


캄보디아, 미얀마, 몽골 등지에서 빈곤과 문맹, 각종 질병과 장애 등으로 한시도 숨쉴 새 없이 아파하고 있는 우리의 지구촌 이웃들.

우리 사회의 많은 선한 친구들은 그들과 연대해 빈곤퇴출과 사회경제적 자립, 민주주의, 평화 등의 문제를 역량이 되는 한 같이 고민하고 도우며 살아갈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그 시작이 바로 '희망의 도서관'이다.

'희망의 도서관'은 캄보디아인들에게 스스로가 자유를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워 줄 창조적 디지털 허브공간이 돼 줄 것이다.

빈곤·문맹을 퇴치하고 사회적경제 혹은 협동조합으로 자립경제 터전을 일구고, 자유 등 민주주의를 배우는 학습장의 역할을 하게 된다. 희망의 등불이 돼 주는 것이다. 그렇게 고안되고 디자인해서 짓게 된다.

'희망의 도서관'은….

'희망의 도서관'을 짓기 위해 올해로 창간 69주년을 맞은 경인일보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국제구호개발단체인 '고앤두(GO&DO)', 강남대학교와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극동방송과 웅진플레이도시가 후원하고 나서는 등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전쟁과 폭력이 없는 지구촌에서 세계 시민으로서 더 많은 친구들과 만나고 협력하고 상생하며 살아가는 꿈을 꾸는 이들이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한발씩 한발씩 작은 걸음을 내딛기로 했다.

캄보디아에 이어 미얀마, 라오스, 몽골 등지에까지 '희망의 도서관'을 하나 둘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희망'을 세계로 퍼트려 나가게 된다.

작은 약진을 위해 첫 발을 내딛기 위한 작은 이벤트가 마련된다. 오는 14일 오후 6시 경기도 용인 강남대학교 샬롬관에서 '희망의 도서관 모금 발대식'이 열린다.

'희망의 도서관' 짓기를 꿈꾸는 이들은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힘도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부터, 작은 것부터 조금씩 해 보고자 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하겠지만 누군가는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일들을 하고자 한다.

캄보디아에, 더 나아가 빈곤과 문맹,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제3세계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원하는 시민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희망의 노래를 같이 부르고 싶다. 목청이 터지도록!!!

/전상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