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 가져야할 기본소양 교육
예술가 머무르는 관광명소 발돋움
높은 유아 사망률에 보건기관 역할
마을만들기 훈련 공동체 생활 지원
3개 기관 맞손 '新국제구호' 사례로
캄보디아에 세워질 '희망의 도서관'은 'The Digital Korea Library'로 만들어 진다.
캄보디아 주민들에겐 빈곤·문맹·질병 등으로부터 자유를 찾는 게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이에 따라 '희망의 도서관'은 빈곤·문맹·질병 등 3개의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도서관'과 '민주시민·보건 교육', '협동조합 등 사회경제 자립', '아트' 등 크게 4가지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공간(Space)으로 디자인된다.
특히 '희망의 도서관'은 캄보디아 전역에 있는 학생들과 교사, 그리고 예술가, 농부 등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만남의 접점' 공간인 허브(Hub)의 역할을 하게 된다. 더 나아가 세계와 캄보디아가 만나는 문이 된다.
전세계에 있는 선한 의지를 지닌 예술가들이 '희망의 도서관'을 방문, 캄보디아를 주제로 아트 레지던스를 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거나, NGO활동가들이 의료와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전초기지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전망이다.
'희망의 도서관'은 앞서 언급한 기능들이 일정한 성과를 유지하며 작동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능과 운영방식 등이 개선돼 나간다.
#'디지털 도서관'
='희망의 도서관'이 세워질 곳은 캄보디아로, 수도 프놈펜과 앙코르 와트, 그리고 내전을 다룬 영화 '킬링필드'로 한국에 잘 알려져 있다.
킬링필드는 지난 1970년대 중반 캄보디아에서 폴 포트(Pol Pot)가 이끄는 크메르 루주(Khmer Rouge)가 캄보디아를 공산화한 후 지식인 등 반대 세력을 대규모로 학살한 사건이다.
이 때문에 1990년대 정치적으로 독립한 캄보디아는 부족한 교육체계로 인해 아직도 학교를 다니지 못하거나 배울 기회를 놓친 시민들이 많아 15세 이상 문맹률이 65%나 될 정도다.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책도 없고, 책을 읽을 만큼 학교를 다니며 글을 배우지도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글을 배운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책도 거의 없다.
나쁜 일을 해서라도 잘 살면 좋다는 잘못된 도덕관을 심어주는 옛 이야기들만 난무한다는 게 현지인들의 이야기다.
이에 '희망의 도서관'은 프레아 비헤아르주 내에 있는 학교에 책을 나눠주는 도서보급사업을 실시한다.
아이들을 위한 효율적인 독서지도를 위해 일선 학교 선생을 중심으로 도서관 사서와 논술교육도 시킨다. 번역지원사업도 한다.
출판시장이 워낙 작아 캄보디아 외곽에선 책을 구입하기도 힘든 상황임을 감안해 연령별로 읽기 쉽게 지어진 국내 유명한 동화책들을 캄보디아어인 '크메르어'로 번역해 일선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다.
400여권 가량의 동화책 저작권을 갖고 있는 독서논술 전문회사인 (주)이루미스쿨(대표·김창화)이 적은 비용으로 번역, 캄보디아 현지에서 출판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기로 했다.
또 디지털 도서관 시스템도 구축한다. 시장성이 낮은 책을 만드는 것보다는 e-북을 제작,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는 저작권이 확보된 책을 온라인상에서 대출, 각 학교에 설치된 기증받은 아이패드나 PC 등을 활용해 동화책 등을 읽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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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 설치된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보내는 모습. |
='희망의 도서관'은 교육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먼저 도서관은 민주적인 시민양성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운영된다. 캄보디아는 여전히 권위주의 정부가 통치하고 있다. 국가운영방식이 민주적이지 못하고, 자유와 평등 등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자유와 평등을 근간으로 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정부는 어떻게 운영되는 게 바람직한 지 등 민주시민으로서 익혀야할 기본 소양을 가르쳐 주게 된다.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보건교육도 시행한다. 또 마을만들기 훈련도 한다. 마을발전을 위해 리더를 세우고, 협력할 팔로어를 키워내는 등 마을 공동체를 키워 나가도록 지원한다.
권위적인 정부가 지배하는 캄보디아는 빈부격차가 크고 의료적 상황도 매우 열악하다. 아동 7명중 1명이 5세 이전에 숨지는 등 유아 사망률은 1천명당 148명에 달해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평균 비율보다 3배나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캄보디아 전체적인 빈곤과 낮은 보건 의식으로 인한 부적절한 위생상태, 그리고 부족한 의료서비스 때문이다.
가난한 마을주민일수록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보건위생교육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NGO나 프놈펜 등지에서 개업한 의사그룹 등과 연계해 정기적인 의료검진을 진행하는 등 보건교육기관의 역할을 담당토록 한다.
#'협동조합 등 사회경제 모델'
=최빈국인 캄보디아는 하루 2달러로 생계를 유지하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77.7%나 된다. '프레아 비헤아르주' 같은 빈곤지역은 돈을 만져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여전히 시내에 열리는 마을시장에서 물물교환 방식으로 필요한 것을 조달할 정도다.
반면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 대도시와 외곽지역간 경제격차, 빈부간 차이는 상상을 초래한다. 부패와 범죄 등 단칼에 끊어버릴 수 없는 사회부조리와 함께 가난은 대물림되고 부는 더욱 늘어만 가고 있다.
이에 '희망의 도서관'은 협동조합 등의 방식으로 자립경제 모델로 운영된다. 도서관 부지 일부에 과일 등 대도시에서 주로 소비되는 농산물이나 축산물 농장을 운영할 방침이다.
또 도시에는 도서관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매장을 확보, 도서관 운영비용을 자체 조달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도서관이 지원하는 마을 농민들과 도시 상인들을 연계해 생산자-판매자-소비자간 저렴한 값으로 농축산물을 생산-유통-소비할 수 있는 사회경제 유통망을 구축케 한다.
지역 마을마다 협동조합 결성 등의 방식으로 공동 이익을 창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 및 경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국제구호개발단체인 고앤두는 프레아비헤아르주의 소수족인 '꾸이족'을 대상으로 마을의 빈곤 문제를 공동해결토록 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결성, 정착시키려는 실험을 벌써 시작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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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구호단개발단체인 'GO&DO'가 캄보디아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 조사를 받고 있는 한 여인. |
='희망의 도서관'은 전세계 예술인들의 아트발전소로 운영된다.
아트발전소는 '희망의 도서관'을 때로는 미술관으로, 때로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로 만들게 된다. 캄보디아를 사랑하거나 관심이 있는 예술가들이 3개월 이상 상주하면서 예술창작 활동을 벌이게 한다.
전세계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예술가들은 캄보디아가 수천년동안 유유히 보전해 온 문화역사 자원을 토대로 캄보디아를 '재발견'해 내게 될 것이다.
그들이 만든 예술품들은 도서관 부지 전역을 전시장으로 활용, 외국관광객들을 비롯해 모든 세계인들과 만나 캄보디아의 모든 것을 전하게 된다.
서구 선진문명을 온 몸으로 체득한 예술인들은 캄보디아인들에게 자신들이 쌓은 예술적 영역 이상의 것들을 모두 가르쳐 주고 떠나게 된다.
#'新국제구호개발 모델을 만들다'
='희망의 도서관' 짓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키 위해 3개의 주요 기관이 손을 맞잡았다. 먼저 국제구호개발 단체인 '고앤두'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개척하고, 제3세계 지원은 강남대학교 글로벌센터가 나섰다.
국제구호개발 전문인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강남대 글로벌센터는 국내에서 동원할 수 있는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 캄보디아 현지에서 교육 및 봉사, 경영컨설팅까지 수행한다. 여기에 국내외 네트워크와 마케팅 능력을 갖춘 경인일보가 힘을 보태는 등 국내 유력 기관과 재능있는 시민들이 동참하게 된다.
/전상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