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즐기도록 선수 배려

이례적 초반 입장 눈길

숨은조력자도 무대 전면에

"관람석 꽉차 놀랍고 감사

  폐회식은 한국적향연으로"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진짜 하이라이트는 경기가 시작하는 날(19일)부터입니다."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개회식을 진두지휘한 박칼린 총감독은 "관중석이 가득 차 있어 놀랐다. 많은 분들이 관람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감독은 18일 개회식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회가 시작되면 선수들과 그들의 조력자들이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낼 것이다"며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개회식은 여느 국제 스포츠 대회와 달리 공연 전반부에 선수단 입장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박 감독은 "내가 선수였으면 개회식 공연 무대를 보고 싶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선수들은 무대 뒤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공연을 보지 못한다"며 "그들이 무대로 나와 다같이 '한판 놀자'는 뜻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재활의학 전문의와 운동 보조기구 발명가 등 장애인의 조력자들이 개회식 무대 전면에 등장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박 감독은 "그동안 진행된 수많은 패럴림픽과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은 대부분 기적을 만든 선수에 집중하고 있었다"며 "현재의 나, 박칼린이 있기까지 항상 나를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준 스승, 선배, 친구들을 돌아보게 됐다. 선수들이 불가능을 극복할 수 있도록 묵묵히 도왔던 숨은 조력자들을 조명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앞서 한류스타로 도배됐다는 지적을 받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과 관련한 질문이 안 나올 리 없었다. 그는 "작년 6월부터 콘셉트를 잡았고 계속 작업을 해왔다"며 "비장애인 대회 개회식을 보고 느낀 바도 있었지만 이미 우리는 틀을 다 잡아놓았고 준비 막바지에 있었기 때문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박 감독은 "개회식을 준비하면서 마치 사라졌던 나의 사지(팔다리)가 다시 끼어진 것과 같은 그런 배움을 얻었다"며 "공연에 참가한 1천여 명의 스태프들이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만족하지 않을 수가 없다. 폐회식은 스토리 위주의 개회식과는 완전히 다른 뒤풀이 개념의 한국적인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