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꿈 故 이장환군 모티브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 위해 계획
나비 형상화 의상들 무대 수놓아

"현대사회의 많은 아픔들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은 '희망'과 '꿈'이다."

2015 봄 여름 서울패션위크에서 패션쇼 '드림로드-하늘로 가는 길'을 개최한 이상봉 디자이너의 말이다.
지난 19일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이상봉의 패션쇼는 나경원 국회의원과 이자스민 국회의원, 탤런트 박상원 등 정치·연예계 인사를 포함한 500여명의 패션피플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이번 패션쇼의 테마 '드림로드 -하늘로 가는 길'은 디자이너를 꿈꾸던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고(故) 이장환 학생의 사연을 모티브로 꾸며졌다.

이 디자이너는 지난 6월 지인을 통해 이 군의 사연과 직접 디자인한 의상스케치를 전달받았다.

그는 "아직 피지도 않은 꿈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이군의 의상 스케치를 실제의상으로 만들고 '이장환' 이름을 디자이너 라벨에 넣어 이 군의 어머니에게 전달했다.

그는 이 군과의 인연을 계기로 이번 패션쇼에 미처 피지 못한 꿈을 가진 채 숨진 어린 희생자들을 위한 패션쇼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나비를 형상화한 무대와 의상들을 통해 관객들은 어린 희생자들의 못 이룬 꿈을 공감했다.

특히 런어웨이에 오른 의상들은 건축적인 실루엣들과 함께 하늘, 나비, 다채로운 꽃을 프린트한 실크와 린넨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섬세한 생동감을 담아냈다. 특히 홀로그램 자카드 원단에 비대칭적인 조형과 정교한 주름을 넣은 의상들이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설치미술작가 장승효와 협업해 만든 무대도 돋보였다. 장 작가는 이상봉 아카이브 컬렉션에서 가져온 이미지들을 프린트한 1천672개의 유리타일로 무대를 꾸몄다.

이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 쇼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그들의 꿈과 희망, 목표가 이뤄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유은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