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는 '열정의 물결, 이제 시작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아시아 41개국 6천여명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북한은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선수 9명 등 3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특히 신체적 장애와 세상의 편견을 딛고 대회에 참가한 각국 선수단의 투혼이 빛났다. 또 이들의 도전이 있기까지 늘 옆을 지켜준 가족과 코치·의료진 등 조력자들의 헌신적인 삶도 잔잔한 감동이 됐다. 한국은 당초 목표로 내건 종합 2위를 일찌감치 달성하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 종합 2위 '꿈을 이루다'
한국은 사격, 사이클, 볼링, 수영, 탁구, 보치아, 배드민턴 등에서 선전하며 금메달 72개, 은메달 62개, 동메달 77개로 당초 목표였던 중국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육상 전민재, 수영 15세 소녀 강정은, 핸드사이클 이도연, 휠체어 댄스스포츠 최문정, 사격 박진호 등이 다관왕의 영예를 얻었다.
이번 대회 최대 빅매치는 휠체어농구였다. 숙명의 한일전으로 치러진 결승전에서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 일본을 61-50으로 물리치고 아시안게임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에이스 김동현, 오동석, 조승현 등 주축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4년 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일본에 당한 패배를 완전히 설욕했다.
보치아 종목에서는 16년 만에 국가대표를 단 '시인' 김준엽이 혼성 개인 BC3 결승에서 세계 최정상급인 정호원을 이기고 정상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 최고의 효자 종목은 볼링으로 금메달 11개를 쓸어담는 기염을 토해냈다. 수영도 최연소 참가자인 강정은이 2관왕에 오르는 등 아시아 최정상급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첫 국제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휠체어 댄스스포츠는 걸려 있던 금메달 6개 중에서 5개나 차지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대회 기간 중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대표팀이 보여준 완벽에 가까운 무대를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수영 심승혁과 남자 탁구 전주현이 동메달을 따내며 종합 공동 29위(동메달 2개)에 올랐다.
한편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신기록은 육상 27개, 수영 45개, 사이클 3개, 역도 23개, 사격 14개 등 112개가 수립됐다. 세계신기록은 육상 6개, 수영 1개, 역도 7개, 사격 7개로 총 21개가 세워졌다.
■아듀! 인천, 4년 뒤 '자카르타에서 만나요'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의 대미를 장식한 지난 24일 폐회식은 '언제 어디서나'(anytime, anywhere)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박칼린 총감독은 "이번 주제는 인생에서 불가능의 벽이 우리의 앞을 가로막더라도 우리는 도전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또 언제 어디서나 인천을 잊지 말아달라는 의미"라며 "인생은 불가능의 연속이라는 것을, 불가능의 벽 앞에 절대로 포기하지 말 것을, 그리고 쉼 없이 도전할 것을, 그 도전으로 불가능은 이미 가능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박 감독이 밝힌 대로 폐회식은 한국 전통의 소리, 음악, 춤 등을 소재로 한 신명나는 공연이 이어졌다. 식전 행사 직후 일찌감치 무대로 입장한 각국 선수단은 대회 기간 인천에서의 추억과 영광의 순간들을 돌아보며 마지막 축제의 현장을 즐겼다. 차기 대회는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