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궤열차를 아는가?'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조그마한 크기의 동차(動車)가 있었다. 운행 구간이 수원~인천이고, 궤간 너비가 표준보다 좁다고 해서 수인선 협궤열차다.

수인선 협궤열차는 1937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약 60년 동안 서민의 애환을 싣고 달렸다. 교통망 확충으로 이용객이 줄어들어 운행거리가 점점 짧아졌고, 결국 1995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협궤열차는 일제의 쌀·소금 수탈 수단으로 건설됐지만, 광복 이후에는 서민들의 발 역할을 했다. 협궤열차가 운행을 중단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섭섭해했다. 하지만 경제성 논리에서 협궤열차만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윤후명(68)은 1990년 계간지 '현대소설'에 단편소설 '협궤열차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이 단편을 '협궤열차'라는 제목의 장편소설로 만들어 1992년 출간했다. 협궤열차를 배경으로 한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다.

사랑과 이별을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 본연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어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소임을 다하고 종운(終運)을 맞이한 협궤열차. 그 대상이 사람이든 물체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같은 듯하다.

이 소설은 1980년대 협궤열차 운행 당시 모습을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 철교, 고깃배가 포구로 들어오는 장면 등 소래포구의 풍경을 사실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표현했다.

윤후명은 "경기도 안산에서 7년간 살면서 협궤열차를 타고 소래포구를 자주 다녔다"며 "수인선에서 사람의 삶이 있는 곳은 인천이었다"고 했다. 또 "1991년 안산을 떠난 뒤에 협궤열차가 없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매우 섭섭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이지만, 어느 선까지는 놔둬도 됐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