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13억 국비지원금 증액 확정
경기도 축산 R&D·승용마 단지…
화성시·KRA 관광·조련시설 건설
■ 사업 추진 과정·미래는
'화성호 에코팜랜드'는 지난 2006년부터 10년 가까이 추진돼 온 장기 프로젝트다.
관련법 개정 작업과 기본 설계 등 기초 작업에 수년이 걸렸고 비로소 올 상반기 관계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에코팜랜드 조성 사업도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수원축협도 직제를 확대 개편하는 등 조직 구조를 갖춰나가며 사업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그 사이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은 환경 문제를 근거로 에코팜랜드 사업을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 추진 경과
지난 2006년 5월 수원축협은 '축산단지 조성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농지법 개정을 위한 조합원 1천760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듬해 1월 농지에도 축사를 만들 수 있도록 농지법이 개정됐다.
2009년 3월 '에코팜랜드 조성 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한 뒤 주민 공청회를 열었고, 같은 해 9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기본계획을 수용했다.
이에 두달 뒤 기획재정부에서 기반시설 조성을 위한 국비 614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으나, 2011년 기본설계 결과 비용 차이가 커 올해 3월 비로소 913억원으로 국비 지원금이 증액 확정됐다.
지난 5월엔 경기도와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시, 한국마사회, 농우바이오, 수원축협이 에코팜랜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업무범위나 재정 분담 등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수원축협은 지난 7월 기존 화성호사업단을 사업 1, 2팀으로 구성된 에코팜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와 함께 '경영기획실내 사업부서'에서 '상임이사 직할 부서'로 격상돼 이학행 현 단장도 본부장으로 격상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조직 구조를 갖췄다.
8월에는 농어촌공사가 기반시설 조성을 위한 토목공사 입찰 공고를 해 다음달께 착공할 예정이다.
한편 수원축협은 조직 개편의 탄력을 받아 지난 28일부터 3일간 조합원을 대상으로 '에코팜랜드 친환경 축산단지 농업회사법인 설립을 위한 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관내 각 지역에서 참석한 300여명의 조합원들은 친환경 축산단지의 운영 방안과 장래 축산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수원축협은 향후 별도의 농업회사법인을 설립, 조합원이 실질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학행 에코팜사업본부장은 설명회에서 "향후 설립될 농업회사법인은 조합원이 자가사육, 지분참여, 현물출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며 "관내 조합원들이 지속적으로 축산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해 시작한 사업인 만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무엇이 들어서나
경기도는 134만㎡에 713억원을 투입해 축산R&D단지(28만㎡), 승용마단지(72만㎡), 반려동물테마파크(3만㎡) 등을 조성한다.
축산R&D단지에는 한우 180마리, 돼지 360마리, 재래닭 1천 마리 등 1천740마리의 가축 사육시설과 교육·연구시설이 들어선다.
승용마단지는 승용마 87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인공수정센터, 번식·승마·조련시설, 동물병원, 승마대회장, 외승코스 등으로 조성된다.
반려동물테마파크는 도우미견 훈련시설, 반려동물보호시설(반려견 500마리), 애견공원, 경연장이 들어선다.
화성시는 904억원을 들여 농촌테마관광농원, 피크닉광장, 경관농업단지 등 유리온실 및 경관농업단지(65만㎡)를 조성하고, 한국마사회는 872억원을 투입해 경주마 휴양·조련시설, 경마·승마 아카데미, 포니랜드, 재활승마시설 등 말조련단지(90만㎡)를 건설한다.
종자 회사인 농우바이오는 371억원을 들여 종자연구복합단지(25만㎡)를 만든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국비 1천313억원을 지원받아 도로, 빗물 및 상·하수, 전기, 수질개선시설 등 기반시설 공사를 맡는다.
수원축협은 한우 8천400마리 규모의 한우번식우단지(228만㎡), 클라인가르텐, 자원화시설을 조성한다.
한우번식우단지는 우량 송아지 생산과 공급 기지로 활용되며, 단지는 조합과 조합원이 공동투자한 농업회사법인이 운영하게 된다.
단지내 동쪽과 서쪽에는 29만㎡ 규모의 클라인가르텐을 만든다.
클라인가르텐은 '작은 농장'이란 뜻으로, 530세대가 가구별 200여㎡씩의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주말 농장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지역단위 통합관리센터 자원화시범사업'에 따라 9만1천848㎡ 규모의 자원화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 곳에선 하루 120t의 양돈분뇨를 처리할 계획이다.
# 환경파괴의 주범이냐, 농축산업의 미래냐
지난 3월 화성환경운동연합은 '화성호 에코팜랜드'사업계획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환경연합은 당시 "화성호 수문앞에 대규모 축산단지를 조성하는 에코팜랜드사업은 화성호를 똥물로 만들고, 멸종위기종의 서식처가 된 생태계의 보고를 두번 망치는 우를 범하게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화성호는 수질오염 악화로 해수유통을 당초계획보다 2년 연장해 수질보전대책을 수립중에 있으나 우량농지 확보라는 명분에 맞지 않는 대규모 축산단지 조성 등으로 이중적인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며 "가축분뇨처리시설의 경우 화성·수원·오산 지역 양돈분뇨를 수집, 운반해서 퇴비화하는 시설로 내·외해 모두 오염에 찌들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튿날에는 화성갯벌시민연대회의와 화성호 인근 지역주민 등 250여명이 도청과 수원축협 앞에서 '화성호 에코팜랜드 축산단지 조성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화성YMCA, 화성희망연대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연대회의는 도가 추진하는 '말 산업 단지' 조성 계획에 대해 "양질의 문전옥답이며 방조제 밖에서는 어로행위가 활발히 행해지는 등 간척지 중에서도 최고 우량농지에 말산업을 하겠다는 것은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가축분뇨처리시설에 대해서는 "양돈농가 밀집지역도 아닌 간척지에 모든 돈분을 운반해 처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연안의 수문 앞에 분뇨처리시설을 짓는 것은 오염을 오염으로 막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대해 사업주체 기관들도 강하게 맞섰다.
당시 도 관계자는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해당 지역에 수년째 불법 경작을 해왔던 사람들"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에코팜랜드 기본시설이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자 불법 경작을 못하게 돼 반대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두차례 공청회를 거쳤고 환경영향평가도 마무리 단계로 결코 화성호를 해치는 사업이 아니다"며 "분뇨시설 역시 분뇨가 마구 버려져 환경을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데 무조건 반대를 하고 나서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수원축협 역시 "가축분뇨를 해양에 투기하는 것이 지난 2012년부터 전면 금지돼 분뇨 처리 시설을 만들 수밖에 없다"며 "분뇨 시설은 정부에서 입증된 친환경적 공법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우려하는 악취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