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8일(한국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평가전에서 차두리가 수비수에 가로막히고 있다. /연합뉴스 |
차두리(34·FC서울)의 심장이 다시 뛰고 있다. 그는 한국 축구가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2015 호주 아시안컵 출전이 유력해졌다.
차두리는 지난 14일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을 1-0 승리로 이끈 한교원(전북 현대)의 헤딩 결승골을 정확한 '택배 크로스'로 도왔다.
한국이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에서 기록한 유일한 골이다.
측면 수비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 원정을 마치고 돌아와 "차두리는 필드 안은 물론 밖에서도 선수단에 큰 힘이 되는 선수다. 경험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차두리는 올시즌 홍명보호에서 낙마하는 아픔을 겼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어린 홍명보호에 필요한 베테랑들이 거론될 때 그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지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부상으로 제외됐고, 홍명보 감독은 그를 다시 부르지 않았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던 차두리는 FC서울에서 만점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선수 생활을 이어갈 동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수차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그는 지난달 30일 소속팀 기자간담회에서 "육체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으나 정신적인 부분, 열정이 얼마나 남아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두리는 이번 중동 원정에서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마음을 다잡은 차두리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슈틸리케호는 그의 실력은 물론 베테랑이 주는 화학적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노장임에도 경기력 면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베테랑으로서의 존재감이다. 쉽지 않은 이번 아시안컵이기에 차두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차두리가 왜 은퇴를 해야 하나? 경기 운영 면에서 '도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문성 SBS 스포츠 해설위원 역시 "본인의 각오만 있으면 경기력 면에서 문제가 없다"며 그의 아시안컵 출전을 바랐다.
차두리는 고려대 학생 신분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이래 줄곧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상급 선수였으나 팬들은 언제나 아쉬워했다.
차두리는 한국 축구가 낳은 최고의 스타인 아버지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과 언제나 비교되는 처지였다.
아시안컵은 차두리가 아버지를 넘어설 기회다. 유럽에서 우승컵을 여러 차례 들어 올린 차 전 감독도 아시안컵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1972년 대회 때는 우승 문턱까지 갔으나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결승골을 얻어맞고 돌아서야 했다.
차두리가 아시안컵으로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