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시큰둥한 표정을 짓던 20여명의 의왕시 왕곡동 '사랑의 양로원' 어르신들은 경찰 정복을 입고 카우보이 모자를 쓴 경찰관 마술사의 손에 쥐여 있던 마술지팡이가 꽃으로 변하자 다들 신기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고 빈 종이가방에서 작은 종이 박스가 하나씩 하나씩 나올 때마다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라이터 마술과 공책 마술, 꽃 색깔 마술 등 20여분의 마술이 끝나자 어르신들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고 마지막으로 다함께 트로트를 부르며 "곧 다시 찾아와 마술공연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이날 마술쇼를 마무리했다.
경찰관 마술사인 의왕경찰서 왕곡파출소 김이문(56·경위) 순찰팀장은 이미 의왕과 군포지역의 유명인사에 속한다.
그가 단순히 마술을 하는 경찰관이 아니라 학교폭력 예방강의 및 노인범죄 예방강의에 마술을 접목시키고 나아가 홀몸노인과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마술로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10여년 전 겨울 가난하고 고된 삶을 사셨던 부모님 생각이 나서 군포시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게 해드리고 싶어 마술을 시작했다"며 "요즘은 의왕의 어절씨구민요봉사단과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노인들과 장애인들의 보이스피싱 등 범죄예방 교육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김 팀장의 마술은 어린 청소년들이 딱딱하게 생각하고 바로 싫증을 내는 학교폭력 예방 강의에 마술을 접목시키면서 효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노인범죄 예방강의와 홀몸노인 생신 파티, 소년소녀가장 초청 공연 등 작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웃음을 전하는 것에서 큰 보람을 느낀 김 팀장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홀몸노인들과 장애인 지킴이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끝으로 그는 "건강보조식품을 고가로 판매하는 등 여전히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화려한 마술쇼는 아니지만 노인과 장애인들이 범죄 피해를 입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맞춤형 범죄예방 교실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왕/문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