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활 연장과 은퇴를 놓고 고민하던 '스나이퍼' 장성호(37)가 프로야구 제10구단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 한다.

KT 구단은 27일 "장성호와 입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장성호는 롯데 자이언츠가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2015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사실상 방출됐다.

KT 구단 관계자는 "다만 아직 세부적인 조건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눈 것은 아니다"면서 "타 구단의 20인 보호선수 외 지명 절차를 마무리하면 정식 계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1군 무대에 데뷔하는 KT는 신생팀 선수 지원책에 따라 나머지 9개 구단으로부터 팀별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한 명씩을 10억원씩 주고 영입할 수 있다.

지난 24일 각 팀의 2015년 보호선수 명단을 받은 KT는 오는 29일까지 필요한 선수에 대한 지명을 끝내야 해 장성호와 계약은 그 이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KT는 롯데에서 방출된 장성호와는 보호선수 외 지명과는 별개로 계약한다.

1996년 KIA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첫선을 보인 장성호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시즌 연속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며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후 후배들의 성장세에 밀리고 잔부상에도 시달리며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결국 2009년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장성호는 KIA와 1년짜리 재계약을 하는 데 그치자 트레이드를 요청, 2010년 시즌 도중 한화 이글스로 둥지를 옮겼다.

롯데로 이적한 지난해에는 83경기에 출전하는 데 머물렀고, 올해에는 고작 5경기를 뛰는 등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은퇴 기로에 섰다가 KT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공교롭게도 장성호가 KIA와 좋지 않은 모습으로 이별할 당시 사령탑이었던 조범현 감독이 현재 KT 지휘봉을 잡고 있다.

충암고 선후배인 조 감독과 장성호는 조 감독이 2007년 말 KIA 사령탑에 오르면서 인연을 맺었다가 KT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신생팀인 KT 구단은 과거를 덮고 손을 내민 조 감독의 품으로 돌아온 장성호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될 팀에 자신이 가진 풍부한 경험으로 보탬이 돼주길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