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바탕 불구 종교서사극 탈피
모세의 인간적 고뇌·갈등 포커스
전쟁신·홍해기적 등 볼거리 풍부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자: 크리스천 베일, 조엘 에저튼
개봉일:12월 3일
드라마/12세 관람가/154분

1956년작 '십계'가 58년 만에 거장 리들리 스콧의 손을 거쳐 웅장한 서사극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이하 '엑소더스')로 다시 제작됐다.

영화는 신의 뜻을 받아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로부터 탈출시킨 모세(크리스천 베일 분)와 태양신의 아들이라 불린 이집트 최고 통치자 람세스(조엘 에저튼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구약성서 중 한 권인 출애굽기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은 신실한 믿음과 신에 대한 경외감으로 똘똘 뭉친 기존의 종교 서사극에서 벗어나 '인간 모세'의 일대기로 풀어냈다.

영화의 배경은 기원전 13세기. 이집트인들은 갑자기 불어난 이스라엘 민족에 위협을 느끼고 그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핍박한다. 막강한 권력자 람세스는 전장에서 위용을 떨쳤던 장군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를 왕궁에서 쫓아낸다.

충성을 바쳤던 이집트로부터 버림받은 모세는 낯선 땅에서 신과 대면하고 핍박받는 동족을 이집트 민족으로부터 해방시키라는 계시를 받는다. 감독은 신과 인간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세의 인간적인 모습을 영화의 포커스로 잡았다.

출생의 비밀을 부인하는 모세, 신의 뜻을 따르기 위해 한 형제처럼 자란 람세스를 굴복시켜야 하는 딜레마 속에 괴로워하는 모세의 심리를 세밀하게 카메라에 담아냈다.

77세 거장의 손길과 함께 주인공을 맡은 크리스천 베일과 조엘 에저튼의 연기력은 영화의 완성도를 더했다.

모세 역을 맡은 크리스천 베일은 '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선과 악 사이에서 고뇌하는 영웅을 연기했었다.

이번에도 그는 '엑소더스'에서 신과 인간의 경계에서 갈등하는 '인간 모세' 역을 맡았다. 상대역 조엘 에저튼 역시 폭군 람세스의 위압적인 모습과 함께 친아들인 자신보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모세에 대한 시기와 왕위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는 유약한 내면을 스크린에 옮겨 냈다.

그 밖에도 '엑소더스'는 관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초반부 장군 모세와 이집트 병사들이 히타이트족에 맞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관객들의 입에서 감탄을 자아낸다. 실제로 전투 장면에 수백 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돼 실감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이 만들어졌다.

볼거리의 절정은 출애굽기에 나오는 10가지 재앙과 홍해의 기적이다. 람세스를 굴복시키기 위해 신이 보낸 10가지 재앙을 차례로 내리는 대목은 수많은 개구리떼와 파리떼가 이집트를 뒤덮는 장면을 비롯해 위력적인 영상으로 표현됐다.

특히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 군대에 쫓기는 와중에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볼거리로 꼽힌다. 신과 인간 경계에 서 있는 모세와 영원한 숙적 람세스가 펼치는 대결을 담은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은 지난 3일 개봉했다.

/유은총기자
사진 출처/20세기 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