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치대 정성껏 밀어 쫄깃
낙지·새우 찾아먹는 재미도 쏠쏠
칼만두·칼제비 등 선택폭 넓어


에어컨 바람에 의존하며 더위와 씨름하던 여름이 어느새 훌쩍 지나고 찬바람이 쌩쌩 부는 계절이 왔다. 더웠을 때는 쳐다보기도 싫던 뜨거운 국물 음식이 절로 생각나는 요즘이다.

추운 겨울에는 뭐니뭐니 해도 따끈한 칼국수 한 그릇이 제격. 손수 빚은 쫄깃한 면발과 진한 국물 그리고 아삭한 김치가 만들어내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맛집을 소개한다.

남양주시 도농동에 위치한 '여주먹거리방'은 노부부가 운영하는 자그마한 식당으로 오래된 음식점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최신식 인테리어와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는 음식점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시대지만, 이곳처럼 소박하고 정겨운 식당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로지 맛으로 승부하기 때문. 이곳에서는 칼국수에 들어가는 면발과 만두도 모두 직접 손으로 빚는다. 정성스레 만들어진 면발의 씹히는 맛은 물론, 감칠맛 나는 국물도 일품이다.

이곳 칼국수는 멸치·다시마 등의 각종 해물을 사용해 장시간 국물을 우려낸다. 여기에 감자 등 해물과 궁합이 잘 맞는 재료를 함께 달여 해물 고유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만들어낸다. 울퉁불퉁한 면발에는 손맛이 그대로 살아 있으며, 중간중간 숨어있는 낙지와 새우살을 찾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양도 둘째라고 하면 서러울 만큼 푸짐한 편이다.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 덕분에 웬만한 성인 남성도 배불리 먹을 정도의 양이 나온다.

기본 칼국수 외에 수제비, 떡만둣국도 먹을 수 있다. 특히 이것저것 먹고 싶은데 뭘 먹어야 할지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한 퓨전 메뉴도 있다. 칼국수와 만둣국을 놓고 고민한다면 이 두 가지가 섞인 '칼만두'를, 칼국수와 수제비의 식감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칼제비'를 선택하면 된다.

기본 메뉴 외에 나오는 반찬은 오직 김치뿐이지만 이것 하나로 충분하다. 모두 순수 국산 재료를 사용한 김치는 겉절이지만 뻣뻣하지 않고, 살짝 익었지만 묵은 김치 같지 않은 신선함과 아삭함을 자랑해 칼국수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2명 이상 방문한다면 해물전이나 감자전도 함께 주문해 푸짐한 한상을 즐기는 것도 좋다.

이곳은 하루 사용할 재료가 모두 떨어지면 문을 일찍 닫는 일도 잦다. 고집스러운 맛을 내고자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노부부의 장사 철학이 배어 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손맛과 옛 정취가 그립다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이곳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따끈한 칼국수 국물이 추위도 녹여주고 가슴까지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주소 : 남양주시 도농동 306의 21. 전화(031)551-7735

남양주/이종우·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