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띠부부의 닭곰탕·닭칼국수
조미료 쓰지않고도 맛은 일품
유럽스타일 '맑은 국물' 매력
묵은지 닭볶음탕·새우장도 인기


인천시 중구청 정문에서 언덕길을 20여m 내려가면 옛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맞은편 '닭면가'라는 세련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닭면가'는 조미료를 쓰지 않고 만드는 닭칼국수와 닭곰탕을 자랑한다.

맑고 담백한 맛의 국물에 쫄깃한 닭고기와 면발은 일품이다. 닭면가라는 식당 이름도 닭과 면을 파는 집이라는 의미다.

이 집은 조미료 사용 여부를 주문 전에 손님들이 미리 알 수 있도록 메뉴판에 표시를 해둔다는 점이 특징이다. 색깔별로 구분해 놓았는데 초록색은 조미료 무첨가, 노란색은 조미료가 첨가된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빨간색은 조미료를 사용하는 요리라는 뜻이다.

윤상호(32), 정은정(32) 동갑내기 닭띠 요리사 부부가 '닭면가'라는 이름으로 가게 문을 연 것은 2012년 11월 8일.

홍예문 인근에서 생활 요리를 가르치는 '쿠킹클래스'를 운영하던 정은정씨가 이 동네 매력에 흠뻑 빠져 눌러앉을 작정으로 가게 문을 열었다. 젊은 나이지만 두 사람 모두 요리에 있어서 만큼은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같은 대학교 조리학과 출신으로 남편인 윤씨는 가게 문을 열기 전까지 크루즈 요리사로 일했고, 부인 정씨는 '8steps', 'b-kitchen' 등 서울 유명 레스토랑에서 셰프와 실장으로 일했다. 정씨는 르 꼬르동블루 요리 디플로마 과정을 마치기도 했다.

두 사람이 식당 문을 열며 세운 한 가지 원칙은 '무조건 좋은 재료만 쓰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서 택한 것이 닭요리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맛을 내려면 재료비가 많이 드는데, 저렴한 가격이면서도 좋은 재료로 판매할 수 있는 적당한 요리를 찾다보니 닭요리만한 게 없었다.

'닭면가' 닭칼국수의 육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우윳빛깔 곰탕국물이 아니라 맑고 투명하다. 한식 메뉴이지만 '유럽스타일'의 '콩소메' 방식으로 육수를 만들기 때문이다. 닭가슴살과 파, 마늘 등의 재료를 갈아서 낸 국물이다.

어렵게 만든 육수가 탁해지지 않도록 전분이 섞이지 않고 100% 밀가루로 만든 면을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제면소를 찾기까지 무려 석 달 동안 전국을 뒤졌다. 다행히 인천에서 찾아냈다.

짠지, 김치 등 밑반찬은 모두 창원에서 공수해 온다. 김치는 윤 사장 어머니가 직접 기른 배추와 고춧가루를 사용한다. 모자랄 경우는 최고급 국산 김치를 업체에서 공급받는다.

묵은지 닭볶음탕(조미료 첨가)과 새우장도 인기 메뉴다. 중구 중앙동 1가 3의 1 진성빌딩 1층. (032)777-8301. 월요일 휴무. 오후 3~5시 준비시간.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