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고위 공무원, 유명 가수, 스포츠 스타 등 사회 저명인사들이 앞다퉈 쌀 지게를 지고 있다. 연세가 지긋한 정치인이 무거운 쌀을 들어 올리느라 얼굴을 벌겋게 달궈가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짐짓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이 과정이 쌀 지게로 30㎏이 넘는 쌀을 들어 올리면서 느끼는 무게감을 통해 쪽방촌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기 위함이란 설명을 듣고 나면 쌀을 드는 이와 지켜보는 이 모두의 마음에 숙연함과 훈훈함이 생겨난다.

'라이스버킷챌린지'라 불리는 이 캠페인은 소외된 이웃의 삶의 무게를 함께 느껴보고 체험하며 이웃에 대한 나눔의 손길을 전하기 위해 서윤성 나눔스토어 대표가 만든 연출이다. 참가자는 두 명을 지목해 24시간 안에 이 도전을 받아들여 쌀 30kg 이상을 들거나 쌀 30kg을 쪽방촌에 기부해야 한다.

12월 3일 첫 발을 뗀 이 캠페인은 불과 20여일만에 참가자 수가 50명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서 대표는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도 6.6㎡ 남짓한 쪽방에 사시는 분들이 1만명이 넘는다"며 "쪽방촌 주민들에게 최소한 식사 걱정은 덜어 드리고자 쌀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 대표가 운영하는 나눔스토어는 수익의 80% 이상을 사회에 투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그동안 쌀화환 사업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과 연탄, 라면 등을 기부하던 서 대표는 대부분의 소외계층이 쪽방촌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회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라이스버킷챌린지를 기획했다.

지금까지 기부로 모인 쌀은 2천여kg에 이른다. 이 쌀은 전국의 쪽방상담소로 500포씩 나눠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다.

서 대표는 "기부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집에 있는 쌀 포대를 들어 올린 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소외된 가정에는 큰 힘이 된다"며 "앞으로도 캠페인 규모를 확대해 저소득층 가정들이 쌀을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부를 희망할 경우 1588-0805로 전화하면 곧바로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다.

/권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