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양 아버지에게 전수 받아
신장 162㎝ 작지만 280야드 장타
지독한 훈련 신체적 핸디캡 극복
롤모델 최경주 나눔 실천하고파
'내일을 향해 나이스 샷'.
염은호(안양 신성고·3년)는 지난해 개인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경기도종합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한국중고연맹 C&T배, 용인대 총장배 등 6개 대회에서 우승을 싹쓸이 한 유망주다.
또 염은호는 제2회 난징 하계청소년올림픽대회 골프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에선 김남훈(성균관대), 김영웅(함평골프고), 공태현(호남대)과 함께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가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준 계기는 무엇일까. 지난 5일 용인 88컨트리클럽에서 염은호를 만났다.
그는 "지난해 시기가 잘 맞물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 "갑자기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염은호는 4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고 한다. 기본기도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았다. 그는 "부모님이 골프를 좋아하셔서 쉬는 날엔 아버지와 함께 실내 골프연습장으로 갔다"면서 "스윙하는 방법이나 기초적인 부분은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았다"고 전했다.
또 "7세때 부모님, 코치님과 함께 호주로 전지훈련을 갔다왔다"면서 "그때 골프의 매력에 빠졌고 본격적으로 골프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염은호의 첫 대회는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출전했던 빠제로컵이었다. "처음으로 나선 대회였던 만큼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그 대회에서 97타를 쳤다. 당시에 고학년 형들이 많았고 많이 떨렸다. 긴장을 많이 해 입상에 실패했다"며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염은호는 키 162㎝에 몸무게 60㎏으로 또래에 비해 체구가 작지만 280야드(256m)의 장타도 거뜬히 쳐낸다.
그는 "작은 체구 때문에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포기할까도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신체적인 핸디캡을 훈련으로 극복했다.
염은호는 "보통 쓰는 클럽보다 무거운 클럽으로 하루에 3시간씩 빈스윙을 했다"면서 "지금도 1~2시간씩 그렇게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염은호는 훈련왕이다. 오전 8시부터 스트레칭과 러닝을 한 뒤 연습장에 나와 2시간 동안 빈스윙에 3시간 샷 훈련을 한다. 또 퍼터 훈련도 하루 평균 2시간씩 강행군을 치르고 있다.
집에 복귀해선 러닝머신 위에서 체력 훈련도 한다. 이렇게 되면 어느덧 하루 일과가 끝난다.
그는 "훈련을 하다보면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없다"면서 "골프가 내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로 염은호는 자동적으로 프로에 입문한다. 그의 올해 목표는 11월에 있을 한국투어 시드전을 통과하는 것이다.
염은호는 "미국프로골프(PGA)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라면서도 "우선 한국 무대에서 성장해 나가는 것이 먼저다"고 전했다.
염은호는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선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난징 올림픽에서 서양 선수들과 시합을 하며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서양 선수들은 경기 후반에도 쉽게 지치지 않더라"면서 "현재 달리기 등의 훈련으로 체력을 보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염은호가 닮고 싶은 롤모델은 최경주(45·SK텔레콤)다.
염은호는 "최경주 프로는 골프도 잘 하지만 최경주 재단을 통해 골프를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언젠가는 나도 최경주 프로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선수들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