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기에 경찰이 15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 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한, 독일 접경의 동부 베르비에에서 對테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조직원들은 일주일 전 시리아에서 귀국한 뒤 대규모 테러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포함해 벨기에 전역에서 여러 건의 테러작전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주간지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벨기에 경찰이 동부 소도시에서 테러 계획을 적발, 총격전 끝에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용의자 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했다.

이번 테러 음모는 지난 7일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 등지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로 17명이 사망한 뒤 추가 공격 위협이 이어지는 가운데 드러난 것으로, 유럽에 자칫 '테러 도미노'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들 용의자는 최근 시리아에서 돌아온 뒤 경찰서를 상대로 대규모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파리 테러범과의 연관성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벨기에 당국은 전했다.

◇출근시간 시내 중심부 총격전…"경찰서 테러 계획"

AP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벨기에 경찰은 이날 오전 독일과 인접한 동부 소도시 베르비에에서 테러 조직의 은신처로 의심되는 건물을 급습했다.

시내 중심부 기차역 근처에 있는 이 건물로 경찰이 접근하자 용의자들은 곧바로 총을 발사했으며 수분가량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용의자 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총격전은 아침 출근시간에 주거지역에서 발생했으나 다른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공영방송 RTBF와의 인터뷰에서 시내 중심가에 있는 빵집 건물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린 뒤 총소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당국은 시리아에서 돌아온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대테러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용의자들은 모두 벨기에 국적으로 일주일 전 시리아에서 귀국한 뒤 대규모 테러를 자행하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또한 베르비에 외에도 수도 브뤼셀 등 10여개 지역에서 테러 작전을 수행중이며 테러 경보 수준을 두 번째로 높은 단계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벨기에 검찰 대변인 에릭 반 데르 시프트는 "(용의자들은) 자동화기 등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었으며 수일에서 수시간 안에 벨기에 내 경찰서 건물을 대상으로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몇명이 더 체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벨기에 보안병력이 15일(현지시간) 독일과 인접한 동부 베르비에에서 테러를 준비중이던 이슬람 극단주의자 2명을 사살한 가운데 무장 경찰이 수도 브뤼셀의 경찰본부 주변을 경비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포함해 벨기에 전역에서 여러 건의 테러작전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남동쪽으로 약 125km 떨어진 곳에 있는 베르비에는 독일 국경에 가까운 공업도시로 인구 5만6천명 가운데 상당수가 이민자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테러와 연관성 미확인…쿨리발리와 무기거래한 벨기에인 체포

당국은 베르비에에서 사살·체포된 테러 용의자들이 지난 7일 프랑스 파리 주간지 사무실 등에서 테러를 자행한 범인들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시프트 대변인은 "이번 (베르비에) 사건과 프랑스 테러범과의 연관성은 현단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벨기에 당국은 파리 연쇄 테러범 중 하나인 아메디 쿨리발리에게 무기류를 불법 판매한 남성을 이날 남부 샤를루아에서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쿨리발리는 지난 9일 파리의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인질 4명을 살해한 뒤 경찰에 사살됐다.

이 남성은 쿨리발리의 동거녀 하야트 부메디엔으로부터 차를 구입하려고 연락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이후 쿨리발리와 불법 무기 거래를 한 정황이 확인돼 체포됐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AP통신은 프랑스 사법당국의 관련 재판서류를 인용, 쿨리발리가 2010년에도 벨기에 브뤼셀 지역의 공범들과 함께 테러를 계획했다가 미수에 그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민자 많은 벨기에, 테러 위험 고조

이번 대테러 작전과 관련해 주요 외신들은 최근 유럽에서 젊은 무슬림들이 시리아 등을 여행하며 이슬람 극단주의에 물들어 오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벨기에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벨기에는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최근 4년간 시리아 내전에 동참한 자국민 비율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벨기에 정부는 최소 자국민 100명이 시리아에서 돌아왔으며 40명가량은 시리아 내전에 참가했다가 사망했고 170명가량은 아직 시리아나 이라크 등지에서 전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원 3명은 14일 유포한 비디오 영상을 통해 벨기에를 테러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작년 5월에는 시리아에 머문 적이 있는, 프랑스 국적의 메흐디 네무슈가 브뤼셀에 있는 유대인 박물관에 난입해 4명을 사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