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배구 국가대표 장윤창(55)씨가 아들의 이적문제를 놓고 벌인 안양KGC인삼공사프로농구팀 구단주 사무실 집기 파손사건(경인일보 1월 19일자 23면 보도)이 애꿎게 감독 경질로 비화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구단에 대한 장씨의 불만이 폭발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당수 KGC팬들은 구단의 입김이 미친 감독과 선수간의 불협화음이 결국 사건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19일 안양동안경찰서와 안양KGC인삼공사프로농구단(이하 KGC) 팬들에 따르면 90년대 유명 프로배구 선수였던 장윤창씨의 아들 장민국 선수는 지난해 5월 전주 KCC에서 KGC인삼공사로 트레이드된 뒤 출전 시간이 기존보다 줄어들자 소속팀 이적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KGC측은 특정 구단측과 장민국 선수와 관련된 트레이드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트레이드는 무산됐고, KGC측은 지난 16일 장씨에게 "이번 시즌 이후 재차 트레이드를 시도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장씨는 아들의 이적이 힘들게 되자 통보받은 당일 곧바로 구단주와 면담하기 위해 구단주 사무실을 찾았다. 하지만 면담 과정에서 구단주가 다음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운채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이에 대해 불만을 품고 사무실 집기 등을 파손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구단 직원들은 결국 장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 17일 재물손괴 혐의로 장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자 KGC팬들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놓고 구단 홈페이지상에서 각종 추측성 글과 함께 감독경질을 주장하고 나섰다.

수년째 KGC팬이란 김모씨는 "지난 17일 발생한 장윤창씨의 사건은 감독과 선수간의 빗나간 신뢰에서 비롯됐다"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기 전에 이동남 감독대행은 감독직을 내려놔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팬인 노모씨는 "장씨 사건을 비롯 지난 17일 패배한 울산모비스와의 원정경기를 보더라도 감독의 마구잡이식 선수기용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다수의 팬들과 함께 감독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양/이석철·김종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