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속으로 추정되는 괴한에게 붙잡힌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後藤健二·47) 씨의 동영상이 시리아인 가이드의 휴대전화에 담겨 있다. 이 영상은 2014년 10월 촬영된 것이다.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3일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되는 세력에 인질로 억류된 일본인 2명과 관련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두 사람의 해방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납치범이 고토 겐지(後藤健二·47) 씨 등 인질 2명의 몸값을 내라고 요구한 시한이 지난 시점에서 연 회견에서 "범행 그룹으로부터 연락은 특별히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토 씨 등의 즉각 석방을 위해 "관계국과 (현지) 부족장, 종교단체 대표자들에게 협력을 계속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고토 씨 등을 인질로 잡고 72시간 내에 2억 달러의 몸값을 내지 않으면 이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동영상이 지난 19일 유튜브에 올라왔으나, 일본 측이 동영상을 확인한 것은 20일 오후 2시50분이라면서 '23일 오후 2시50분'을 시한으로 판단해왔다.

고토 씨 등의 생사가 불명확한 가운데 인질범이 이들을 곧 살해할지도 모른다는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에 따르면 IS의 홍보 담당자를 자처하는 인물은 23일 IS가 범행에 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하는 웹사이트에 아랍어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글을 올렸다.

▲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으로 추정되는 세력에게 인질로 붙잡혀 살해 협박을 받는 일본인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 씨의 납치 전 모습. 일본 지바(千葉) 시에 민간 군사회사를 설립한 유카와 씨는 자신이 2014년에 이라크를 방문했다며 관련 사진을 묶어 제작한 동영상을 같은 해 6월 28일 유튜브에 게시했다. 일본 정부는 IS 대원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2억 달러를 내지 않으면 유카와 씨 등 인질 2명을 살해하겠다'고 언급하는 영상을 20일 확인하고 인질 석방을 위해 각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연합뉴스
이 홍보 담당자는 "IS 병사의 눈은 칼을 향하고 있지만, 일본의 총리는 아직 음모를 꾸미고 있고 일본 국민은 동포에 대한 자비심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시계의 바늘은 멈추지 않는다. 결과는 아래에 표시돼 있다"고 썼다.

문제의 게시물 아래에는 IS가 앞서 살해한 영국인과 미국인의 사진이 첨부돼 있었으며 몇 시간 뒤에 또 다른 인물이 "인질 학살을 위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는 글을 일본어와 아랍어로 다시 올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등과 대응책을 협의했다.

일본 정부는 현지대책본부가 설치된 요르단 등의 협력 하에 유력한 지역 부족과 종교 관계자를 통해 범행 그룹과의 접촉을 모색하고 있으나 여전히 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편, 고토 씨의 어머니는 이날 도쿄 외국특파원협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아들은 "IS의 적이 아니니 풀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