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포크음악계 대부들
애틋한 러브스토리 가미
‘실화 속 허구’로 재탄생
감독 : 김현석
출연배우 : 김윤석, 정우, 김희애
개봉일 : 2월 5일
122분/15세 관람가/로맨스, 드라마
5일 개봉한 영화 ‘쎄시봉’은 대한민국 포크 음악계의 전설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과 그들의 음악에 얽힌 실제 사연과 함께 가상인물 근태와 자영의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가미돼 ‘실화 속 허구’로 만들어졌다.
‘쎄시봉’을 연출한 김현석 감독은 지난 2011년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에 1970년대 서울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의 멤버였던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이 출연했을 당시 느꼈던 감동을 계기로 영화를 제작했다.
그들이 시청자들에게 들려준 노래와 사랑 이야기가 감독을 움직인 셈이다. 특히 김 감독이 주안점을 둔 것은 실존인물들이 가진 고유한 개성이 영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 점이다.
■ 이장희와 영화 속 이장희(진구, 장현성)
통기타와 오토바이 그리고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이장희는 국내에선 최초로 작곡과 노래를 겸하는 ‘싱어송라이터’의 시대를 연 장본인이다.
그는 1971년 당시 MBC라디오 DJ였던 이종환의 권유로 가수에 데뷔해 ‘겨울 이야기’, ‘그건 너’,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슬픔이여 안녕’ 등 감미로운 선율과 낭만적인 노랫말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에서 배우 진구가 20대 이장희를, 장현성이 중후한 40대의 이장희를 연기한다.
‘쎄시봉’의 대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활약한 그는 영화에서도 오근태(정우)의 실력을 한눈에 알아보고 ‘트리오 쎄시봉’ 제3의 멤버로 영입시키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 윤형주와 영화 속 윤형주(강하늘)
시인 윤동주의 6촌 동생이자 연세대학교 의대생인 ‘원조 엄친아’ 윤형주는 조영남을 만나 포크음악에 입문했다. 뛰어난 외모로 당시 여학생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던 그는 1968년 송창식과 함께 ‘트윈폴리오’를 결성해 ‘하얀 손수건’을 비롯해 ‘웨딩 케이크’, ‘축제의 노래’ 등을 발표하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가수 이장희는 “1966년 연세대학교 교정에서 윤형주를 처음 만났다. 귀공자 같은 외모와 아름다운 미성을 자랑하는 그는 겉보기와 달리 남자답고 호쾌한 성격이었다”고 회상했다.
영화 ‘쎄시봉’의 윤형주(강하늘)는 외모, 집안, 학벌, 음악 실력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그는 무대마다 특유의 미성으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며 ‘쎄시봉’을 찾는 모든 여학생의 마음을 훔친다.
■ 송창식과 영화 속 송창식(조복래)
촌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좌중을 압도하는 반전 목소리를 지닌 ‘괴짜 천재’ 송창식은 서울예고에서도 클래식과 성악을 전공한 가창력의 소유자다.
그는 ‘고래사냥’, ‘담배가게 아가씨’, ‘한번쯤’, ‘사랑이야’, ‘피리부는 사나이’ 등 포크음악에 국악적인 색채를 더해 그만의 음악 세계를 펼쳤다. 영화 ‘쎄시봉’의 송창식(조복래) 역시 윤형주가 휩쓸었던 쎄시봉 ‘대학생의 밤’ 타이틀을 노래 실력 하나로 당당하게 거머쥐며 인기의 판도를 바꾼다.
특히 송창식을 연기한 조복래는 흡사한 맑고 청아한 음색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유은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