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원 선발못해 전통 끊어질 위기
지난해 졸업생 40여명 모임 결성
전국대회 은상·첫 정기공연 결실
‘추억에서 기적으로…’.
학창시절 추억을 다시금 현실로 옮긴 고교 동창생 모임이 있다. 하남시 남한고등학교 출신 동문으로 구성된 시나브로OB합창단이 그 주인공.
남한고 합창단은 1986년 재학생 12명으로 시작해 2007년까지 정기연주회를 개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교육시스템 변화 등으로 인해 재학생들의 활동이 수그러들면서 2013년 합창단 회원을 뽑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합창단 졸업생은 같은 해 9월 학교를 방문, 교장과 음악교사에게 합창단의 맥이 끊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졸업생들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음악을 전공한 동문을 중심으로 학교를 방문, 재학생 합창단과 함께 식사를 하고 연습도 진행하며 과거의 추억과 함께 ‘우리 다시 시작해 보자’는 의기투합을 하게된다.
결국 이듬해인 2014년 1월 합창단원 출신 졸업생 40여 명으로 구성된 ‘시나브로OB합창단’을 결성했다.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1998년, 2000년에도 OB모임을 꾸려보자며 수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목표를 세우지 않았던 탓인지 단순 친목모임으로 몇 차례 모였다가 헤어졌다. 그러나 이번 모임은 달랐다. 전국 합창대회에 나가기로 결정하고 매주 토요일마다 하남문화원 등을 빌려 2~3시간씩 꾸준한 연습을 해왔다.
단원들은 하남시 거주자와 인근 서울 강북, 고양 일산, 부천, 평택은 물론 강원도 강릉까지 전국에 흩어져 있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에 참석할 정도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같은 해 9월 ‘제32회 태백전국합창경연대회’에 참가, 은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 7일에는 하남문화예술회관 검단홀에서 OB합창단은 물론 재학생들과 함께하는 제1회 정기공연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정기공연에서는 전국합창경연대회 은상 수상곡인 ‘귀천’과 ‘뮤지컬 메들리’를 포함 남성·여성 중창 공연, 소프라노 독창 등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연구(45) 단장은 “합창할 때면 개개인이 잘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며 “그러나 공연이 끝나고 박수를 받고 녹음한 것을 다시 들어보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그 성취감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며 합창의 매력을 설명한다.
학창시절의 열정과 추억을 20년이 지난 지금도 느낄 수 있는 시나브로OB합창단의 목소리가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하남/최규원기자
그래픽/성옥희기자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