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이념·가치관으로 충돌
고령사회속 꾸준한 대화 필요
부모-자식 일자리두고 경쟁
청년실업문제 해결 우선돼야

■세대 따라 갈리는 민심
=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0일에서 12일까지 사흘간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묻자 60대 이상 과반은 ‘잘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40대 이하 세대에선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더 많았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정당 선호도와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같은 기간 한국갤럽 조사 결과 50대 이상에선 새누리당 지지층이 많았고, 30대 이하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이 더 많았다. 여야 할 것 없이 소통과 화합을 외치지만, 세대별로 갈라진 의식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그래픽 참조
■일자리 놓고 부모와 자식간 경쟁
=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점점 줄어드는 일자리를 놓고도 세대 간 갈등 수준을 넘어 경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자 수는 2천559만9천명으로 전년 보다 53만3천명이 늘어났다. 취업자 증가 수는 2002년 59만7천명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다. 이 취업자 통계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세대 간 격차가 매우 심했다.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 가운데 50대 이상이 43만9천명(82.4%)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20대 취업자는 5만6천명 늘어나는데 그쳤고, 30대 취업자는 오히려 2만1천명이 줄었다. 지난해 연령별 실업률도 50대와 60세 이상은 각각 2.2%, 2.3%를 기록했지만, 20대는 9.0%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 부모와 자식간에 일자리를 놓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임기웅 인천청년유니온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해야 세대 간 갈등이 줄어든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통으로 갈등 극복해야
= 통계청은 현 추세대로라면 오는 2031년 총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되는 2020년을 기점으로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갈등을 풀지 못하면 고령사회 속에서 세대·가족갈등은 더욱 극명해질 수 있다. 소통이 시작돼야 한다.
윤성복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수석 연구원은 “세대 간 갈등의 해법은 ‘소통’”이라며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간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인 소통 작업이 사회적으로 활발해져야 한다. 언론 또는 방송매체를 통해서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가 만나 서로의 가치관과 사회적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만능주의’의 해소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정영태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장 경제에서는 경쟁에 의한 적자생존 논리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층과 기성세대는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며 “정치 영역에서 표심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이유도 이념이나 가치관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각자의 생존 논리에 따른 판단인 것이다. 현재의 시장만능주의에서 벗어나는 정부 정책이 앞서야 세대 간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욱·강기정·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