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정서 공수해온 고추장 ‘어머니의 손맛’ 물씬
이웃도시 인접 오산·용인 식도락가 발길 줄이어
밥 중에서 가장 맛있는 밥은 집밥이다. 유명한 해장국집에 붙은 ‘우리 집은 집밥 다음으로 맛있습니다’란 문구처럼 역시 우리 입맛에는 ‘어머니’가 해 준 집밥이 최고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릴 적 엄마가 해 준 집밥 중에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돼지고기 두루치기다. 돼지 앞다릿살 또는 비계가 많지 않은 목살과 삼겹살에 빨간 고추장 듬뿍 넣고 자글자글 볶아 식탁에 올려준 그 맛. 거기에 묵은 김치를 살짝 넣어 함께 볶아 주면 금상첨화다.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화성시 동탄면에 위치한 ‘지리산(내달부터 마님으로 상호 바뀜) 두루치기 전문점’이 그곳이다.
돼지고기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빨갛게 볶아나온 두루치기를 보는 순간 저절로 입안에 침이 고인다.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이 집 두루치기는 한번 맛본 식도락가의 발걸음을 다시 오게끔 하기에 충분하다.
특이하게도 이 집 두루치기에는 삶은 콩나물이 듬뿍 들어가 있다. 콩나물과 두루치기를 한입 물면 그 아삭한 식감까지 더하면서 맛은 배가 된다.
식당 자체도 가정집과 같다. 식당에 들어서면 우선 거실이 나오고 각 방이 연결된다. 식당이라고 해봤자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딱 오래된 가정집 그대로다. 사장님도 세 명이나 된다. 주방에 계신 분도 사장이고 서빙 보는 분도 사장님이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 계시는 분도 이 집 주인장이다. 어떻게 된 걸까. 모두 한집에서 자란 세자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맛있는 걸까. 주방에 계시는 큰 언니는 맛의 비결을 묻는 말에 “그냥 집밥인데 무슨 비결을 찾느냐”는 대답만 돌아온다. 둘째 언니 양금자(54)씨는 특별한 것은 없고 새벽 인근 오산시에 있는 전통시장에서 고기를 받고 주재료인 고추장과 고춧가루는 친척댁인 충남 청양군에서 택배로 받는다고 한다.
사실 이 집은 주메뉴인 두루치기 뿐 아니라 보리굴비 정식과 갈치조림, 전골을 비롯해 수육, 닭볶음탕, 청국장 등 다양한 음식도 준비돼 있다. 식당 위치는 화성이지만 주 손님은 인근 오산시민들과 용인시에 위치한 한원CC, 플라자CC용인, 레이크힐스 CC 등을 이용하는 골퍼들이다.
맛만큼 기억해야 할 것은 다음 달부터 식당 상호가 ‘마님’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3~4인분인 두루치기 대(大) 자가 4만5천원이다. 화성시 동탄면 경기동로 465. (031)378-0889
오산/조영상기자
사진/조영상기자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