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해버린 슈퍼히어로 ‘버드맨’
브로드웨이 연출가로 부활 도전
독특한 소재·출연진 연기 ‘조화’
아카데미상 휩쓸며 작품성 인정


감독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출연배우 : 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개봉일 : 3월5일
119분/청소년 관람불가/코미디, 드라마

지난 22일 열린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등 총 4개 부문에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이 휩쓸었다.

처음 영화가 공개됐을 때 당시 평론가들은 버드맨을 두고 ‘희대의 괴작인가, 당대의 수작인가’에 대해 논쟁이 있었지만,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세계 60여 개의 시상식에서 137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압도적인 수상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영화는 할리우드 인기 프랜차이즈 물의 주인공에서 현재는 퇴물이 되어버린 리건(마이클 키튼)이 브로드웨이 연출가로서 예전의 꿈과 명예를 되찾기 위한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리건은 과거의 영광과 재기에 대한 불안함, 잃고 싶지 않은 자존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의 주변은 그의 성공 또는 추락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버드맨은 단순히 개인을 우화적으로 그려내는 차원을 넘어 현재 미국 주류 엔터테이먼트 업계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로운 위트와 풍자로 드러낸다.

알레한드로 감독은 멕시코 태생으로 17살 나이에 선원으로 일하다 라디오 DJ로 첫 경력을 시작해 6편의 멕시코 장편 영화의 음악을 작곡했다.

그는 2000년 장편영화 ‘아모레스 페로스’로 영화계에 입문해 ‘21그램’, ‘바벨’, ‘비우티풀’등을 제작했다. 알레한드로 감독의 작품 속 인물들은 그의 다양한 경험이 녹아 있는 다층적인 캐릭터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과거 슈퍼 히어로물 스타에서 퇴물로 전락한 인물 리건을 선보인다. 알레한드로 감독은 “자아와의 싸움을 꼭 다뤄보고 싶었다. 얼마나 성공을 거두었든, 부와 유명세를 갖추었든 그것은 일시적인 환상에 불과하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관객과 평론가들이 반한 ‘버드맨’은 감독의 독특한 소재와 함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출연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인공 ‘리건’역을 맡은 마이클 키튼은 팀 버튼이 제작한 1989년 작품 ‘배트맨’시리즈의 1·2편에서 배트맨인 브루스 웨인을 연기했다.

배트맨 이후 그는 주연급으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낸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버드맨의 리건은 배우 마이클 키튼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그는 극 중 리건에 대해 “매우 본능적이고 진실하고 마음이 아플 정도로 인간적인 인물”이라며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아울러 마이클 키튼과 함께 딸이자 매니저인 샘으로 등장하는 앰마스톤과 브로드웨이의 흥행배우인 마이크 역의 에드워드 노튼, 여배우 레슬리 역의 나오미 왓츠까지 탄탄한 연기력으로 영화를 이끌어 간다.

코미디와 비애, 환상과 현실 사이를 고공 줄타기를 하듯 스크린에 그려낸 ‘버드맨’, 오는 3월 5일 개봉한다.

/유은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