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이 5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터키, 레바논 등에 390만 명의 시리아 난민과 실향민이 발생했으나 국제사회의 지원이 부족, 난민들이 암울한 미래를 맞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12일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정치적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390만 시리아 난민들이 가까운 미래에 집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피난 생활 중 삶을 재건할 기회 또한 매우 희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리아는 1천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존을 위한 원조가 필요하고, 8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집을 떠나 다른 가족과 좁은 공간에서 동거하거나 버려진 건물에서 숙식하고 있다. 또 내전으로 포위당한 지역에 갇혀있는 21만 2천 명을 포함하여 48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시리아인은 외부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주거환경 최악'=레바논에 있는 시리아 난민의 절반 이상이 불안정한 주거환경에 노출되어 안전과 보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리아 난민의 주거 불환경 수준은 지난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또 요르단의 도심 지역에 거주 중인 40,000 시리아 난민 가족을 조사한 바로는 3분의 2가 절대빈곤선 이하 수준의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은 "수년간의 피난 생활 동안 난민들의 저축은 사라진 지 오래며 점차 많은 난민이 구걸, 생계를 위한 매춘 그리고 미성년 노동과 같은 최후의 수단을 선택하고 있다"며 "시리아인들을 악몽과도 같은 고통에서 구제하기 위하여 더욱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와 같은 우리 시대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전 세계적인 지원과 관심의 대상이 되어 마땅하나 도움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자금의 부족으로 난민들을 원조할 수 없고 이들을 지탱하고자 발버둥 치고 있는 인접국들을 도울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4년간 엄청난 수의 난민을 수용한 터키는 세계 최대 난민수요국이 돼 미화 6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난민의 직접 원조에 지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리아 인접국들은 보안 우려와 불충분한 국제적 지원 등을 이유로 국경 관리를 강화해 난민의 체류 연장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난민의 유입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정신적 외상과 건강 악화로 고통받고 있다. 시리아 학교의 4분의 1이 파손되고, 교육이 아닌 피신처로 사용되고 있다. 또 절반 이상의 시리아 병원들은 훼손돼 치료받을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시리아 내에 거주하고 있는 24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한다. 국경을 넘은 난민 중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 역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통학 연령인 난민의 수가 공립학교의 수용인원을 넘어섰으며 고작 20%의 시리아 아동만이 학교에 등록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난민촌이 아닌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터키와 요르단 내의 시리아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등판무관은 "사라진 세대가 될 위험에 처한 이 아이들의 상황에 (국제사회가) 개입할 기회가 많이 남지 않았다"며, "난민들을 외면하는 것은 이들을 더욱 심한 고통, 착취와 위험한 학대로 내몬다"고 강조했다.
▲'계속되는 생명을 건 시리아 탈출'=수 많은 시리아인이 목숨을 건 탈출과정에서 희생되고 있다. 최근 수천 명의 시리아 난민이 전 재산을 밀수업자에게 지불하고 목숨까지 걸며 육로 혹은 해로를 통해 유럽으로 향했으나 중도에서 목숨을 잃었다. 어렵게 유럽에 도착한 시리아인들조차 난민들을 국가 안보의 위협요소로 인지하는 적대감에 노출되어 있다.
구테레스는 "난민들은 테러, 경제적 어려움 등 여러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희생양으로 전락, 자신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들의 주요 위협은 난민으로부터가 아니라 난민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한 자금은 오직 54%만 모집되고 있고, 시리아내 실향민을 위해 활동 중인 인도주의 기구들의 자금은 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유엔은 지난해 12월 미화 48억 달러라는 최대 규모의 구호자금 모금을 모아 난민 수용국의 사회기반시설과 서비스의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3월 31일 쿠웨이트에서 열릴 회의에서 더 많은 정부가 중요한 결심을 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관계자는 "난민 수용국들이 이 상황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계속해서 외면하는 것은 심각한 지역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다른 지역의 안보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상천기자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12일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정치적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390만 시리아 난민들이 가까운 미래에 집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피난 생활 중 삶을 재건할 기회 또한 매우 희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리아는 1천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존을 위한 원조가 필요하고, 8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집을 떠나 다른 가족과 좁은 공간에서 동거하거나 버려진 건물에서 숙식하고 있다. 또 내전으로 포위당한 지역에 갇혀있는 21만 2천 명을 포함하여 48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시리아인은 외부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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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포함된 수십명의 시리아 난민들이 커다란 짐을 들고 줄지어 북부 이라크로 이동하고 있다. /UN난민기구 제공 |
또 요르단의 도심 지역에 거주 중인 40,000 시리아 난민 가족을 조사한 바로는 3분의 2가 절대빈곤선 이하 수준의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은 "수년간의 피난 생활 동안 난민들의 저축은 사라진 지 오래며 점차 많은 난민이 구걸, 생계를 위한 매춘 그리고 미성년 노동과 같은 최후의 수단을 선택하고 있다"며 "시리아인들을 악몽과도 같은 고통에서 구제하기 위하여 더욱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와 같은 우리 시대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전 세계적인 지원과 관심의 대상이 되어 마땅하나 도움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자금의 부족으로 난민들을 원조할 수 없고 이들을 지탱하고자 발버둥 치고 있는 인접국들을 도울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4년간 엄청난 수의 난민을 수용한 터키는 세계 최대 난민수요국이 돼 미화 6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난민의 직접 원조에 지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리아 인접국들은 보안 우려와 불충분한 국제적 지원 등을 이유로 국경 관리를 강화해 난민의 체류 연장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난민의 유입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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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쿠르드 난민들이 시리아 국경을 넘어 터키로 이동하고 있다. /UN난민기구 제공 |
시리아 내에 거주하고 있는 24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한다. 국경을 넘은 난민 중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 역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통학 연령인 난민의 수가 공립학교의 수용인원을 넘어섰으며 고작 20%의 시리아 아동만이 학교에 등록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난민촌이 아닌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터키와 요르단 내의 시리아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등판무관은 "사라진 세대가 될 위험에 처한 이 아이들의 상황에 (국제사회가) 개입할 기회가 많이 남지 않았다"며, "난민들을 외면하는 것은 이들을 더욱 심한 고통, 착취와 위험한 학대로 내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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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아계 쿠르드 난민들이 시리아 북동부 코바니 인근에서 계속되고 있는 쿠르드군과 IS군의 교전을 피해 터키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UN난민기구 제공 |
구테레스는 "난민들은 테러, 경제적 어려움 등 여러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희생양으로 전락, 자신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들의 주요 위협은 난민으로부터가 아니라 난민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한 자금은 오직 54%만 모집되고 있고, 시리아내 실향민을 위해 활동 중인 인도주의 기구들의 자금은 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유엔은 지난해 12월 미화 48억 달러라는 최대 규모의 구호자금 모금을 모아 난민 수용국의 사회기반시설과 서비스의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3월 31일 쿠웨이트에서 열릴 회의에서 더 많은 정부가 중요한 결심을 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관계자는 "난민 수용국들이 이 상황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계속해서 외면하는 것은 심각한 지역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다른 지역의 안보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상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