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가 지난해 8월말에 무너졌던 의왕시 부곡동 철도박물관로(왕송고가교~의왕역) 구간의 식생옹벽을 이달부터 재시공하려고 했지만 법원의 현장보존 명령이 내려져 난항을 겪고 있다.

더욱이 현장보존 기간이 길어져 장마철 이전에 재시공을 끝내지 못할 경우, 올 하반기까지 착공을 미뤄야 하는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17일 의왕시 등에 따르면 시는 한국지반공학회의 붕괴원인연구 용역결과, 붕괴원인이 ‘부적합 공법(설계)·부실시공’으로 지목됨에 따라 지난 1월 초 수원지법 안양지원에 설계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데 이어 지난 2일부터 재시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용역결과에 반발한 설계사측에서 법원에 현장보존을 신청했고 법원도 지난달 26일께 현장보존 명령을 내려 재시공이 중단됐다. 또 법원에서 선임한 현장검증단이 오는 27일께 1차 현장검증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몇 차례 할지, 언제 끝낼지 등 지금까지 현장검증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다.

특히 현장검증이 길어져 4월 중순을 넘어설 경우엔 최소 공사기간 3개월과 장마철이 겹치면서 아예 재시공을 올 하반기로 넘겨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시는 봄철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식생옹벽의 붕괴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다 호우로 인한 추가 붕괴까지 우려되자 16일부터 식생옹벽 붕괴구간에 대형 포대를 쌓고 시멘트 구조물이 도로로 떨어지지 않도록 전 구간 바닥에 토류벽을 시공 중이지만 이마저도 임시방편에 불과해 안전사고 우려를 완전히 차단했다고 하기엔 역부족이다.

시 관계자는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가 장마철이 시작되는 6월 중순 이전에 재시공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법원의 현장 보존명령에 따라 모든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며 “근본적인 대책은 재시공을 하는 것인데 법원에서 조속히 현장검증을 마쳐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의왕/문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