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과 투구는 재능의 영향이 크지만 수비는 훈련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분야이고, 수비가 강해지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 제10구단 케이티 위즈는 아쉬운 수비로 땅을 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7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방문 경기에서 케이티는 3회말 씁쓸함을 삼켜야 했다.
선발투수 박세웅이 1사 1루에서 이명기를 잡아내 2사 1루가 된 상황.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하면 이닝을 마칠 수 있었고 박세웅은 조동화로부터 무난하게 우중간 뜬공을 유도했다.
하지만 중견수 배병옥과 우익수 김사연 사이로 날아간 공은 김사연의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김사연이 공을 꺼내는 과정에서 그라운드로 흘러버렸다.
플레이가 완전히 종료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1루 주자 김성현은 2,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어 선취점을 올렸고 조동화는 생각지도 못한 2루타를 챙겼다.
뜻하지 않게 마운드에 더 머물러야 했던 박세웅은 다음 타자 최정을 고의 볼넷으로 거르고 앤드류 브라운과 6구 승부 끝에 또 볼넷을 내준 다음 박정권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기까지 공 14개를 더 던져야 했다.
결과론이지만 3회말 수비만 정상적으로 됐더라면 케이티는 이날 2-3으로 1점차 패배를 당하는 대신 기념비적인 창단 첫 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다.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도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지난 4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초 포수 안중열의 송구 실책과 3루수 앤디 마르테의 포구 실책이 잇따르면서 시스코의 리듬이 깨졌다.
물론 곧이어 시스코 자신도 송구 실책을 범했기에 할 말은 없겠으나 야수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투수는 외로울 수밖에 없다.
3월 세 경기서 25실점으로 마운드가 무너졌고, 4월 첫 네 경기에서 4득점에 그치며 '물타선'을 보여줬던 케이티는 이날 그나마 공수 균형이 잡힌 모습을 보여줬다. 승리 팀의 요건을 조금씩 갖춰가는 셈이다.
개막 8연패로 신생구단 최다 개막 연패 기록을 새로 쓰기는 했지만, 여전히 2013년 한화 이글스가 세운 역대 최다 개막 연패인 13연패까지는 한참 남기도 했다.
7일 경기에 앞서 케이티는 5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 한 경기에서만 도루 5개를 쏟아낸 발 빠른 SK 타자들에 대비해 포수의 2루 송구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SK의 도루 시도를 두 번 모두 차단하는 성과를 냈다.
훈련, 특히 수비 훈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