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공원 등 수원 일원서
60세이상 어르신들 출전
엘리트대회 못잖은 열정
경쟁보다 격려·담소나눠
최고령자 98세 정태화옹
1회전 6-0 승 노익장 과시


‘건강도 챙기고 화합도 다지는 경기도 전국이순테니스대회’.

올해로 11회를 맞는 경기도 전국이순테니스대회가 지난 8일 수원 만석공원 등 수원 일원에서 열려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날 어르신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일부 어르신들은 몸을 잘 움직일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등 테니스 열정을 코트에 쏟아부었다. 또 어르신들은 경기 승패를 떠나 이날 하루 오손도손 모여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출전한 대회지만 실력과 열정은 여느 엘리트 대회 못지 않았다. 포핸드, 백핸드, 발리 등 여러 테니스 기술들이 코트 위에서 펼쳐졌다. 이들에게 성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경쟁보다는 서로를 향한 격려와 담소가 넘쳤다.

60세를 뜻하는 ‘이순’이라는 명칭이 대회에 들어가 있는 만큼 이 대회는 60세 이상 어르신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다. 이번 대회는 어르신들을 존경하고 배려하는 효(孝)의 정신과 도덕성을 고취하기 위함이며 또 이런 정신을 후손들에게 계승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500여명이 참가한 이 대회는 70세 이상 어르신들은 만석공원 코트에서, 60∼64세는 여기산 공원 코트, 65∼69세는 수원 올림픽 공원코트에서 각각 진행됐다.

각 부마다 금배와 은배로 나뉘어 대회를 치렀다. 금배는 선수 출신, 지도자이거나 지도자 출신, 전국대회 베테랑부 우승자, 이순 대회 파트너 팀 우승자 등으로 구성됐으며 은배는 그 외의 회원들로 짜여졌다.

이날 대회에는 수원시 어머니 테니스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떡과 부침개, 식혜 등의 음식을 준비했다. 회원들은 경기가 끝난 뒤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먹으며 화합의 시간도 가졌다.

최고령 참가자 정태화(98)옹은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한 지 36년이 됐다”면서 “테니스는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칠 수 있고 두 명만 있으면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또 “테니스는 연장자를 배려하는 장유유서의 스포츠다”라며 테니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태화 옹은 최고령임에도 불구하고 1회전에서 6-0으로 승리하는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다음달 8일에는 어버이 날을 맞아 수원시 테니스연합회장배 이순테니스대회가 개최된다. 경기도 이순테니스연합회 임영석(90) 회장은 “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하는 테니스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이원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