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백인 경관의 비무장 흑인 '등뒤 총격살해' 사건과 관련, 총격이 있기 직전의 차량 검문과 도주 장면 등이 담긴 추가 영상이 공개됐다.
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노스찰스턴 경찰 당국이 공개한 사건 당시 순찰차 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백인 경관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33)는 미등이 고장났다는 이유로 흑인 월터 라머 스콧(50)이 몰던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길가에 세웠다.
슬레이저는 벤츠로 다가가 면허증과 차량등록증을 요구하고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뒤 순찰차로 잠시 돌아갔다.
그 사이 스콧이 차에서 내려 도주하기 시작하고, 슬레이저가 그를 쫓아가면서 4분짜리 영상이 끝난다.
이 추가 영상에는 스콧이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이 담긴 시민 제보 영상에 담기지 않은 사건의 앞부분이 찍혀있다.
이 영상에서도 당초 슬레이저가 주장한 물리적 충돌은 물론 언쟁하는 모습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사건 이후 스콧을 애도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의 항의 시위는 물론 대선주자들의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흑인 인권단체인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성명을 통해 긴급 시(市)의회 소집과 시민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면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노스찰스턴 지부의 도트 스콧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시민이 제보한 동영상이 없었다면 슬레이저를 살인 혐의로 기소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 피상적인 수사를 통해 (정당방위였다는) 슬레이저의 주장이 진실로 둔갑하고 스콧이 범죄자로 묘사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전날 밤늦게 트위터에 글을 올려 "너무 가슴 아픈 사건인 동시에 또 너무나 익숙한 사건"이라고 했고, 공화당 잠룡인 벤 카슨과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끔찍한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현지 언론은 공개된 영상을 통해 정당방위였다는 슬레이저의 거짓말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MSNBC 방송은 슬레이저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았는데도 왜 조준사격을 했는지에 대한 근본 물음과 함께 스콧이 쓰러진 후 슬레이저의 그의 동료 경관이 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는지, 경찰 당국이 경찰차 내부의 녹화 비디오를 왜 공개하지 않는지, 슬레이저가 왜 총을 쏜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 어떤 물건(테이저건 추정)을 집어온 뒤 스콧의 몸 위에 올려놓았는지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언론은 '백인 경관에 의한 비무장 흑인의 총격 사망 사건'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지난해 '퍼거슨 사태'와 달리 이번에는 상황이 비교적 차분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8월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미 전역에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진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례적으로 신속한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노스찰스턴 시와 경찰 당국은 영상 공개 직후 슬레이저를 살인 혐의로 체포하고 해임한 뒤 시장과 경찰청장이 직접 피해자 가족을 찾아가 사과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키스 서메이 시장이 경찰의 몸에 부착하는 '보디캠'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수습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피츠버그대 데이비드 해리스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노스찰스턴 시의 신속한 대응을 가리켜 "퍼거슨 시로부터 얻은 교훈"이라고 평가했다.
시청 앞 항의 시위에 참가한 시민 수십여명이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향후 수사과정에서 여론의 공분을 살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거나 수사가 미진할 경우 사태는 언제든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13년 9월 슬레이저에게 테이저건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한 노스찰스턴 거주 흑인 마리오 기븐스는 CNN 인터뷰에서 공권력 남용 혐의로 슬레이저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노스찰스턴 경찰 당국이 공개한 사건 당시 순찰차 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백인 경관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33)는 미등이 고장났다는 이유로 흑인 월터 라머 스콧(50)이 몰던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길가에 세웠다.
슬레이저는 벤츠로 다가가 면허증과 차량등록증을 요구하고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뒤 순찰차로 잠시 돌아갔다.
그 사이 스콧이 차에서 내려 도주하기 시작하고, 슬레이저가 그를 쫓아가면서 4분짜리 영상이 끝난다.
이 추가 영상에는 스콧이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이 담긴 시민 제보 영상에 담기지 않은 사건의 앞부분이 찍혀있다.
이 영상에서도 당초 슬레이저가 주장한 물리적 충돌은 물론 언쟁하는 모습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사건 이후 스콧을 애도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의 항의 시위는 물론 대선주자들의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흑인 인권단체인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성명을 통해 긴급 시(市)의회 소집과 시민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면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노스찰스턴 지부의 도트 스콧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시민이 제보한 동영상이 없었다면 슬레이저를 살인 혐의로 기소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 피상적인 수사를 통해 (정당방위였다는) 슬레이저의 주장이 진실로 둔갑하고 스콧이 범죄자로 묘사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전날 밤늦게 트위터에 글을 올려 "너무 가슴 아픈 사건인 동시에 또 너무나 익숙한 사건"이라고 했고, 공화당 잠룡인 벤 카슨과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끔찍한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현지 언론은 공개된 영상을 통해 정당방위였다는 슬레이저의 거짓말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MSNBC 방송은 슬레이저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았는데도 왜 조준사격을 했는지에 대한 근본 물음과 함께 스콧이 쓰러진 후 슬레이저의 그의 동료 경관이 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는지, 경찰 당국이 경찰차 내부의 녹화 비디오를 왜 공개하지 않는지, 슬레이저가 왜 총을 쏜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 어떤 물건(테이저건 추정)을 집어온 뒤 스콧의 몸 위에 올려놓았는지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언론은 '백인 경관에 의한 비무장 흑인의 총격 사망 사건'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지난해 '퍼거슨 사태'와 달리 이번에는 상황이 비교적 차분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8월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미 전역에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진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례적으로 신속한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노스찰스턴 시와 경찰 당국은 영상 공개 직후 슬레이저를 살인 혐의로 체포하고 해임한 뒤 시장과 경찰청장이 직접 피해자 가족을 찾아가 사과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키스 서메이 시장이 경찰의 몸에 부착하는 '보디캠'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수습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피츠버그대 데이비드 해리스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노스찰스턴 시의 신속한 대응을 가리켜 "퍼거슨 시로부터 얻은 교훈"이라고 평가했다.
시청 앞 항의 시위에 참가한 시민 수십여명이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향후 수사과정에서 여론의 공분을 살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거나 수사가 미진할 경우 사태는 언제든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13년 9월 슬레이저에게 테이저건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한 노스찰스턴 거주 흑인 마리오 기븐스는 CNN 인터뷰에서 공권력 남용 혐의로 슬레이저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