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가 주류였던 ‘문화 소비자’가 최근 고학력에 경제력을 갖춘 50·60대 중장년층인 ‘신중년’으로 옮겨가면서 그들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고 있다.

영화 내용은 사랑과 고독에서부터 배우자와의 사별에 이르기까지 노년의 삶을 구성하는 스토리를 망라하고 있다. 그중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와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 그리고 신인 조치언 감독의 첫 작품 ‘약장수’가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장수상회는 융통성이 전혀 없는 70대 노인 성칠(박근형)과 꽃집 금님(윤여정)이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황혼의 로맨스를 담고 있다. 화장은 소설가 김훈의 동명 단편소설을 스크린에 옮겨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내(김호정)와 젊은 여자(김규리) 사이에서 방황하는 한 남자(안성기)의 이야기를 그렸다.

노년의 고독과 갈등을 거침없이 표현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약장수’는 신용불량자 일범(김인권)이 아픈 딸을 위해 노인들을 속여 건강보조식품을 파는 약장수로 변해가는 과정을 기록한 영화다.

세 편 모두 중장년층에게 노년의 삶을 현실적으로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노년의 삶을 왜곡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아울러 다음 달 8일 어버이날을 앞둔 ‘孝 특수’를 염두에 둔 ‘계산된 영화’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최근 고령 사회를 소재로 다룬 영화가 연이어 극장가에 오르는 것에 대해 한상덕 대중평론가는 “신중년을 소비 대상으로 한 영화라지만 정작 그들이 원하는 욕구는 세대를 초월하는 다양함”이라고 말했다.

또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프랑스 영화 ‘아무르’(2012)를 예로 들어 “노년층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아무르와 달리 현재 개봉작들은 60·70대 배우를 기용해 ‘신중년 영화’를 표방하고 있어,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를 역행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유은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