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의정활동 역사의 순간들 기록
7월부터 공로연수 “장기살려 이웃돌봄”
“카메라장이의 인생 2막 기대해요(웃음).”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네모난 영상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아 도민들에게 전달해줬던 이상만(58) 도의회 방송실장이 의회를 떠난다. 군사정권으로 강제 해산된 도의회가 부활한 1991년부터 카메라를 잡았으니 꼭 24년 만이다. 오는 7월 1일부터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이 실장을 만나봤다.
그는 도의회 24년을 ‘격세지감(隔世之感·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으로 표현했다. 가장 큰 변화로는 무보수 명예직인 무급제에서 유급제로 전환된 것을 꼽았다.
이 실장은 “유급제로 바뀐 이후 의원들의 열의가 대단해졌다”고 귀띔했다. 물론 도민의 대표로서 시민의 혈세가 허투루 쓰이는지 눈을 부릅뜨는 것은 똑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촬영장비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순간을 역시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공직생활 초기 15㎏ 가까운 카메라를 들고 혼자 117명 의원을 늘 이리저리 쫓아다녔는데 52㎏의 체구는 늘 땀으로 흠뻑 젖었다. 지금은 인원도 늘었고 장비는 훨씬 경량화됐다. 무엇보다 테이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됐다.
이 실장은 “우리 후배들이 편한 세상에서 일하게 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보람 있는 일’이라는 자부심은 결코 가벼워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원 중앙극장의 소위 잘나가던 영사기사였던 이 실장. 1990년 후반 당시 공무원 월급이 영사기사 월급(200만원)의 절반도 채 안 되다 보니 부인 박정선(53)씨에게 늘 미안해 출근 전 우유배달도 마다치 않았던 그다.
속정 깊은 이 실장은 “장기를 살려 봉사활동을 다니려 하는데 카메라장이의 인생 2막을 기대해달라”고 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