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한국전쟁 참전국 용사를 기리는 행사가 경기 북부지역에서 동시에 열렸다.

23일 파주시 영국군 전적비 추모공원에서 설마리 임진강 전투 64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행사는 주한 영국·아일랜드·벨기에 대사, 영연방국가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2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국가 연주를 시작으로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의 여왕 메시지 낭독, 전투약사 보고, 예배와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참전용사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국내 고등학생 20명에게 글로스터 장학금도 전달했다.

임진강 전투는 중공군의 공세를 4일간 사수한 대표적인 고립방어 전투다. 당시 영국군 제29여단은 적성∼설마리∼동두천으로 돌파하려는 중공군을 저지함으로써 아군의 주력부대가 서울을 방어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특히 글로스터대대는 중공군 3개 사단 4만2천여명에게 완전히 포위되는 극한 상황에도 끝까지 저항, 652명 중 생존자가 67명에 불과할 정도로 희생이 커 훗날 ‘영광스러운 글로스터’로 칭송받았다.

같은 날 육군 제5사단과 주한터키대사관은 연천군 신서면 내산리에서 장승천 전투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장승천 전투는 1951년 4월 22~23일 현재의 5사단 작전지역에서 미 25사단에 배속된 터키군이 수행했던 중공군 남하 지연전투다.

터키군은 신서면 대광리 소재 ‘옛 고개’로부터 지장봉 북서쪽에 이르는 지역에서 중공군의 측·후방 공격과 퇴로 차단에도 굴하지 않고 3천여명 사상 피해를 주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아군도 66명이 전사하고 105명이 실종, 내산리에 터키군의 넋을 위로하는 전적비가 세워졌다.

파주·연천/이종태·오연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