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식사도 힘든 희귀난치병 불구 각종 대회 잇단 입상
자신 ‘귀찮은 딸’로 표현 “엄마·아빠 함께 즐거운 시간”


제13회 푸른 인천 글쓰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택한 주제는 ‘가족’이었다.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저마다 가족 구성원의 특징을 적어 내려갔다.

그 중에서도 자신을 ‘귀찮은 딸’로 표현한 참가자. 바로 휠체어를 탄 참가자인 조수빈(9·부내초3)양이었다.

수빈 양은 몸에 효소가 없어 근육이 저하되는 ‘폼페병’이란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다. 다리에 힘이 없어 엄마·아빠 도움이 있어야 걷고, 혼자 힘으로 밥을 먹기도 힘들다. 수빈 양은 그런 자신을 ‘귀찮은 딸’로 표현한 것이다.

수빈 양은 “오늘도 엄마 아빠 도움으로 이곳에 나올 수 있었다”며 “엄마 아빠께 감사하고, 오늘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수빈 양은 글 쓸 때 만큼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족’이란 주제의 시와 산문을 혼자 힘으로 써서 제출했다. 산문으로는 며칠 전 할머니 생일에 있었던 친척들과의 에피소드를 재밌게 적어 내려갔다.

‘동화작가’가 꿈인 수빈 양은 학교 글쓰기 대회에서 각종 상을 휩쓸고, 최근 부평구에서 주관한 독후감 대회에서도 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글쓰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빈 양의 어머니 심미옥(49)씨는 “글 쓸 때 만큼은 혼자 힘으로 하는 딸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가족끼리 밖에 나오기 쉽지 않은데 이번 대회로 날씨 좋은 날 가족이 함께 풀밭에 앉아 시간을 보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