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거칠어 ‘연평균 50일’만 방문 가능
숫돌바위·천장굴등 절경과 야생 동식물
환경부 인증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
안개 둘러싸인 울릉도 경치 ‘일석이조’
독도는 연간 20만명 가량이 꾸준히 찾는 소중한 우리 땅이지만 지난해에는 세월호 사고 여파로 독도를 향했던 발길이 주춤해졌다. 그러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다시 독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달과 다음달 주말 울릉도·독도 여행상품이 모두 매진됐을 정도다.
경북 울릉군은 올해를 관광 산업 발전 원년으로 삼고 ‘힐링 테마 여행’ 등 지자체 차원에서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우리 땅 독도를 한번은 밟아보자”는 ‘전국민독도밟기운동’도 확산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아무 준비 없이 무작정 독도로 향하면 정작 고대하던 우리 땅은 밟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할 수도 있다. 입도(入島) 신고부터 울릉도·독도 관광 ‘깨알 팁’까지, 보다 완벽한 독도 여행을 위한 정보들을 모아봤다.
■ 독도에 가려면 신고부터
= 독도는 천연기념물이라 이전에는 허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난 2005년 신고만 하면 누구나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이 바뀌었다. 2009년에는 하루에 독도를 방문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는 것도 없어져, 지금은 한번에 섬을 찾는 인원이 470명만 넘지 않으면 된다.
관광을 하려면 여객선사를 통해 입도 신고를 해야하는데, 관할 지자체인 울릉군에서 선사에 신고필증을 교부하면 가능해진다. 다만 행사를 개최하거나 행정·학술상 목적으로 방문하는 등 관광 외적인 이유로 독도를 찾을 때는 경우에 따라 울릉군뿐 아니라 문화재청 허가도 받아야 한다.
울릉도 저동항과 도동항, 사동항 세 곳에서 독도로 향하는 배가 나간다. 독도는 동도와 서도 두 개의 섬으로 구성돼있지만, 현재는 동도 선착장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87㎞ 남짓. 배로는 1시간 반 정도를 가야 한다. 왕복 3시간 가량 배를 타야 하지만 정작 섬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20~30분이다.
이마저도 파도가 거세 배가 섬에 닿지 못하면 포기해야 한다. 1년에 50일 가량만 독도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날씨 운’은 독도 관광의 핵심이다. 섬에 닿지 못하면 배에서 독도 주변을 둘러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 한다.
■ 아름다운 우리 땅, 독도
= 독도는 지난 2012년 울릉도와 더불어 환경부가 인증하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화산 활동과 침식, 퇴적작용으로 생겨난 지형·지질 유산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는 판단에서다. 화산과 바다, 바람이 자아낸 아름다운 모습을 독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숫돌바위와 독립문바위, 삼형제굴바위, 천장굴 등 4개의 명소가 유명하다. 12.6m 높이의 숫돌바위는 수평 주상절리가 특징이다. 1천902㎡의 독립문바위는 암석의 약한 부분이 파도 등으로 사라져 동굴 모양이 생겨난 게 차츰 커져 거대한 아치 모양을 이뤘다.
이곳에는 독도에 있는 나무 중 가장 오래된 독도 사철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독도를 100년 이상 지켜온 나무다. 몸 길이만 40㎝로, 야생 비둘기 중 가장 큰 흑비둘기도 볼 수 있다. 비단 천장굴에서만이 아니라, 독도에서는 도깨비쇠고리, 땅채송화, 해국 등 흔히 볼 수 없던 식물 50여종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 독도 관광의 필수 코스, 울릉도
= 독도에 가려면 반드시 울릉도를 거쳐야 한다. 우리 땅 독도는 물론, 자연이 빛나는 섬 울릉도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강릉항과 묵호항, 후포항, 포항구항 네 곳에서 울릉도에 갈 수 있다. 울릉도 역시 독도와 더불어 화산과 바다, 바람이 빚어낸 섬이다.
육지에 ‘단양 8경’이 있다면 울릉도에는 ‘울릉 8경’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나리분지와 석포 일출 전망대, 봉래폭포 등 입소문을 탄 명소들과 더불어 독도 박물관에서 망향봉 정상까지를 잇는 케이블카와 독도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도 관광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는 코스다.
해발 986.7m로 그 모양이 성스럽다고 해 이름이 붙은 성인봉은 형제봉과 미륵봉, 나리령 등 크고 작은 산봉우리로 이뤄져있다. 365일중 300일 이상이 안개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모습을 자아내고, 해발 600m 부근의 원시림에는 섬피나무와 너도밤나무, 섬고로쇠나무 등 희귀한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울릉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성인봉을 올라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푸른 바다와 울릉도 특유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안 산책로 역시 명소로 꼽힌다.
대표적인 관광지답게 최근 들어 렌트카와 숙소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점도 눈길을 끈다. 호텔과 민박은 물론, 요새는 게스트하우스와 펜션 등도 늘어나는 추세다. 먹을거리는 붉은 홍합밥과 울릉도의 약초를 먹고 자란 소로 만든 약소불고기가 울릉도 별미로 인기다.
/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