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6회째를 맞는 화성효마라톤대회는 횟수 만큼이나 다양한 참가자들의 이색 패션과 행동으로 참가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날 대회에 참여한 수원마라톤클럽 소속 해병전우회는 회갑을 맞은 선배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개최했다.

흔한 환갑잔치 대신 선배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의미로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준비한 것이다. 회갑을 맞은 안경환, 정병규, 오신환씨 커플은 후배들의 정성을 받아들여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10㎞ 부문에 참가해 무사히 완주를 마쳤다.

매년 부부동반으로 화성효마라톤대회에 참여하는 해병전우회 나머지 회원들도 선배커플의 뒤를 따라 뛰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안내인의 리드를 따라 하프코스에 도전한 시각장애인도 눈길을 모았다. 시각장애인 신현수(55·시각장애1급)씨는 장애는 단지 불편일 뿐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11년 동안 마라톤에 매진한 베테랑 선수다.

장애인 전국체전에서 풀코스 부문 4관왕을 차지한 바 있는 신씨는 하프코스 부문에서 비장애인 못지 않은 1시간 31분대의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시력을 잃기 전부터 꾸준히 마라톤을 해 오던 신씨는 장애가 찾아온 뒤에도 좌절하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연습해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유지하는 중이다.

도우미 이도훈(59)씨는 “이 친구(신씨)를 보면 세상에 극복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비록 함께 뛰며 도움을 주고 있지만 되레 신씨를 통해 격려를 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신씨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이겨내는 마라톤은 내게 꼭 맞는 운동”이라며 “시력을 잃었지만 계속 운동할 수 있게 도와준 분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취재반